현대제철 사고 이후 근로자 스트레스 질환 우려

현대제철 사고 이후 근로자 스트레스 질환 우려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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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심리상담 등 도움 줘야”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현장 근로자가 스트레스성 질환을 겪을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정신의학 전문가에 따르면 본인과 타인의 안녕(安寧)이 손상될 수 있는 큰 사건을 경험하고 극심한 공포를 느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적응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현대제철의 한 임원은 “당진 공장 직원의 사기가 심각하게 떨어져 있다”며 “큰 지진 이후 여진 처럼 2차 사고가 생길까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때 현장이 있던 근로자는 몇 시간 이상 조사받거나 불려다니고, 다른 직원도 여기저기서 괜찮으냐는 연락을 반복해 받고 있다”며 “어떻게 근로자를 안정시킬지 골몰하고 있지만 대응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는 사고와 관련된 직원이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최수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려만 가지고 진단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큰 사고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있었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공포감·무력감을 느꼈다면 사건의 재경험, 관련된 자극의 회피, 신체적인 각성 증상 등을 동반할 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통 한 달 이상의 증상이 있어야 하고 4주 이내이면 급성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한다.

문제는 스트레스성 장애가 사고 위험을 키운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정서적인 반응뿐 아니라 집중력·기억력 장애 등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작업상 부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반드시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에 관해 느낀 것을 환기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도움이 된다”며 “심리 검사를 하면서 본인이 겪은 힘든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최근에는 장기간 야간 근무를 하는 근로자 등이 심리 검사를 받게 해 자극에 특히 취약한 이들을 구분하고 그에게 맞게 처우하는 등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회사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부터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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