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아파도 약 안먹고 병원도 안간다

경기 불황에 아파도 약 안먹고 병원도 안간다

입력 2013-05-27 00:00
수정 2013-05-2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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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지출비중 10년來 최저수준…치과지출만 늘어

경기 침체 국면이 지속되면서 가계가 약값과 병원비 지출마저 줄여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도 약을 사먹거나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버티는 등 필수 지출까지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전체 가구의 월평균 보건비 지출은 17만1천48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의 -1.2% 이후 가장 작은 폭의 증가세다.

그러나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주요 보건지출 항목 중 치과서비스가 1년 전 대비 18.8% 늘어났을 뿐 외래치료서비스는 2.2% 감소했다.

아파도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버티거나 병원 방문 시기를 미루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의약품과 의료용 소모품 지출도 2.3%와 3.0%씩 감소했다. 외래치료를 잘 받지 않으니 처방약품 지출이 줄어든 데다 처방 없는 의약품 역시 줄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월평균 소비지출액 254만2천563원 중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로 통계청이 가계동향 통계를 새로운 기준으로 바꾼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지출에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기준으로 2003년 1.75%에서 시작해 2004년 1.70%, 2005년 1.64%, 2006년 1.76%, 2007년 1.73%, 2008년 1.71%를 기록한 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62%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1.67%, 2011년 1.64%, 2012년 1.65%를 기록한 바 있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주체들은 될 수 있으면 원거리 이동도 자제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차료나 통행료, 렌터카 비용, 운전교습비 등이 포함되는 기타교통관련서비스 비용은 올해 1분기 월평균 1만16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나 급감했다.

교통수단별로 보면 비교적 단거리 이동에 많이 이용되는 육상운송은 1년전보다 0.9% 늘었지만 장거리 이동에 많이 활용되는 철도운송비용은 8.0% 감소했다.

자기 개발 수단인 학원비도 줄였다.

특히 대학생 이상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 어학 학원 등이 포함된 성인학원교육비는 월평균 1만154원으로 14.4% 급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오락비나 내구재 뿐 아니라 병원비나 교통비 등 필수 소비까지 줄인다는 것은 경기 침체가 지속돼 소비 심리가 그만큼 극도로 악화됐다는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 신호가 두드러져야 회복 기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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