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노인에게 알레르기약…요양기관 처방 ‘엉망’

변비 노인에게 알레르기약…요양기관 처방 ‘엉망’

입력 2013-12-29 00:00
수정 2013-12-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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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 44.1% 부적정 약처방”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한 사람 가운데 10명 중 4명은 부적정하게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9일 공개한 ‘요양시설 노인 대상 부적정 약물 사용 현황 및 관리 방안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약을 처방받은 65세 이상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 22만2천694명 가운데 44.1%에 해당하는 9만8천158명이 부적정하게 약을 처방받았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우리나라 보험 등재 의약품 중 미국, 유럽, 독일에서 사용하는 노인 부적정 처방 약물 분류 기준에 속한 7개 효능군 26개 성분의 약물을 선정해 이 약을 처방받은 노인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연구기간에 노인들이 처방받은 약품 수의 평균은 17.7개였으며 처방전당 평균 약품 수는 5.0개였다. 가장 많이 처방받은 약은 벤조다이아제핀(28.9%)이었고, 1세대 항히스타민(26.9%)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만성변비가 있는 환자 6만2천772명 중 알레르기 증상에 사용하는 1세대 항히스타민을 처방받은 노인이 32.79%(2만583명)에 달했고, 낙상 및 골절 경험자 1천292명 중 31.27%가 수면제·신경안정제로 쓰이는 벤조다이아제핀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가서비스 이용자보다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노인이 부적정 처방 위험이 컸고 처방된 의약품 수가 많고 동시 처방 약품 수가 많을수록 부적정 처방 위험이 증가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요양시설 입소 노인의 경우 일반 노인보다 치매 등의 유병율이 높고 건강상태도 더 취약하기 때문에 의약품 사용에 보다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원의 김성옥 박사는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에는 아직 노인의 보건의료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부적정 약물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지침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 노인 처방 주의 의약 품목을 개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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