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갑 관행’ 여전…구두약정 가장 빈번

대형유통업체 ‘갑 관행’ 여전…구두약정 가장 빈번

입력 2014-03-26 00:00
수정 2014-03-2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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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실태조사…응답업체 18.5% “불공정 행위 겪어”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 거래 관행이 여전히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납품업체를 상대로 지난해 4∼10월 서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업체 1천761곳 중 325곳(18.5%)이 불공정 거래 행위를 겪은 것으로 답했다고 26일 밝혔다.

거래 시 문서로 된 약정서를 받지 못했다는 사례가 많았고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부당반품, 판촉비용 전가 등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백화점 납품업자의 경우 응답업체(478개)의 23.4%(112개)가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대형마트는 응답업체(589개)의 18.5%(109개)가 위법 행위를 최소 한 건 이상 겪었다고 답했다.

홈쇼핑은 위법 행위 경험 비율이 16.0%였고, 편의점(15.3%), 대형서점(15.3%), 인터넷쇼핑몰(9.8%)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 소매점은 응답업체가 105곳으로 가장 적었지만 위법 행위 경험 비율은 23.8%(25개)로 가장 높았다.

불공정 행위 유형으로는 판촉사원을 파견하거나 판매장려금을 책정할 때 아무런 서면 약정 없이 구두로만 결정이 이뤄지는 사례가 가장 빈번했다. 거래기본계약을 약정서 없이 체결하는 경우도 있었다.

백화점 납품업체의 경우 응답업체(478개)의 9%가 파견사원과 관련해 사전에 서면으로 된 약정을 체결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판촉행사 및 거래기본계약과 관련한 약정서 미작성 문제도 각각 5.0%, 4.4%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납품업체들도 판매장려금(7.5%), 파견사원(3.4%), 거래기본계약(3.2%) 등과 관련해 약정서 미작성 문제를 겪었다.

송정원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서면약정 없이 구두로만 거래할 경우 나중에 대형 유통업체가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 내용을 끌고 갈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고자 대규모 유통업법은 당사자가 서면으로 계약 내용을 약정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TV홈쇼핑에서는 판촉비용 전가(7.5%)에 불만을 호소하는 납품업체가 많았고 대형서점에서는 부당반품(6.3%)을 겪은 납품업체 비율이 높았다.

전체 응답업체 1천761개 가운데 31곳(1.8%)은 경영정보 제공을 부당하게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받은 경영정보는 다른 유통업체 매출정보(16건), 상품원가 정보(14건), 다른 유통업체 공급조건(11건) 등 순이다.

부당 반품을 경험한 납품업체는 전체의 1.8%(31개)였으며, 대형유통업체 주도의 판촉행사 비용을 절반 이상 과도하게 부담했다는 납품업체는 1.7%(30개)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납품업체들은 물류비와 잦은 판촉행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고,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 납품업체들은 구두 발주 후 주문취소, 최저가 납품가격 강요 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송정원 과장은 “불공정 거래행위는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근절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주요 애로사항으로 언급된 물류비나 구두 발주 관행은 거래실태를 분석해 필요 시 제도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주요 대형 유통업체에 대해 직권조사를 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제정한 판매장려금 관련 부당성 심사지침이 거래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이행점검도 벌일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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