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담보대출’ 12만명이 12조 빌려갔다

‘3%대 담보대출’ 12만명이 12조 빌려갔다

입력 2014-07-17 00:00
수정 2014-07-1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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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비중 20%’ 당국 지침

연 3%대 고정금리를 적용한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특별판매(특판)가 끝난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만 12만명에 가까운 대출자가 몰려 12조원을 빌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연말까지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을 20%까지 높이라는 금융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혼합형 대출금리를 뚝 떨어뜨린 것이 주효했다. 유례 없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린 고객들은 웃었지만, 역마진(조달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낮아 손해 보는 상황) 위험을 감수하고 특판을 진행한 은행들은 울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농협·하나·외환은행 등 4개 은행에서 지난달 말까지 진행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특판에서 11만 8000명이 11조 5000억원을 빌려 갔다. 대출자 한 명당 빌려간 돈이 1억원에 가깝다. 최저금리 연 3.3%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준 국민은행은 7만 5000명이 6조 5000억원을 빌려 갔고, 최저 연 3.1% 금리를 내세운 농협은행은 특판 개시 두 달도 안 돼 2만 3000명이 몰려 목표금액 3조원을 채웠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시점에 약속한 3% 초반대 낮은 금리가 최소 3년, 통상 5년간 고정돼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통상 고정금리대출은 금리변동위험을 은행이 떠안기 때문에 변동금리보다 0.5~1.0% 포인트가량 높지만 특판 상품들은 반대로 고정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관제(官製)금리’가 시장금리를 왜곡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판을 끝낸 은행들은 이달 들어 다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소폭 올렸지만 해마다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을 채우기 위해 또 다시 저금리 특판 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각 은행의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을 올해 20%에서 해마다 차츰 늘려 2017년 40%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특판은 끝났지만 대부분의 혼합형 대출이 여전히 3%대 고정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출 갈아타기 시기도 아직 늦지 않았다. 각 시중은행은 남은 대출원금의 1.4~1.5% 사이인 중도상환수수료를 대출 3년 이후 또는 원금의 10~30%를 한꺼번에 상환할 경우 면제해주고 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7-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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