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징계 국면 장기화 수혜자는 김종준

[경제 블로그] 징계 국면 장기화 수혜자는 김종준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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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과 합병 컨트롤타워 역할…제재땐 금융권 반발 가능성도

두 달을 끌어온 KB금융 제재가 21일 일단락됐습니다. 징계를 받은 KB 수뇌부는 물론 금융당국 역시 ‘무리하게 대규모 징계를 추진했다’는 오명이 상당기간 따라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승자도 패자도 없이 상처만 남은 전쟁이었습니다. 이 진흙탕 싸움 속에서도 수혜자는 있습니다. 바로 김종준 하나은행장입니다. 금융권에선 ‘벼랑 끝에 서 있던 김 행장을 KB금융이 살렸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말 KB제재를 일괄처리하고 지난달에 김 행장의 제재안건을 상정하려고 했습니다. KT ENS 부실대출 책임을 물어 김 행장에게 경징계 처분이 예상됐습니다. 하나은행은 KT ENS 대출사기로 16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습니다. 이에 앞서 김 행장은 지난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고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도 퇴진논란이 거셌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김 행장이 추가로 경징계를 받게 된다면 더 이상 자리보전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런데 KB제재가 길어지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김 행장 제재안건은 빨라야 다음달 후반쯤 상정됩니다. 금융당국이 제재작업에 착수해도 김 행장에게 징계를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이 최근 하나·외환은행 조기 합병을 공식화했기 때문입니다. 김 행장은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함께 통합작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합병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행장을 흔들면 금융당국은 금융권 안팎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외환은행 합병은 금융당국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인수(2004년)하고 다시 매각(2012년)하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과 ‘먹튀’ 논란이 일었습니다.

금융당국 책임론도 함께 부상했습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은 론스타의 ‘악몽’에 마침표를 찍는 것과도 같습니다. 금융당국이 당초 의지대로 김 행장에게 사정의 칼끝을 겨눌지, 솜방망이를 휘두를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4-08-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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