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나노세계’ 밝힌 노벨화학상 수상자들

’살아있는 나노세계’ 밝힌 노벨화학상 수상자들

입력 2014-10-09 00:00
수정 2014-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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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에릭 베치그(54) 미국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박사, 슈테판 W. 헬(52)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 박사, 윌리엄 E. 머너(61)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등 3명은 현미경으로 살아있는 생명체를 ‘나노(㎚=10억분의 1m) 차원’까지 관찰할 수 있게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전자 현미경은 나노 차원의 작은 물질을 볼 수 있으나 고온의 빛을 비추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명체를 관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광학 현미경은 실온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신 빛 파장의 절반보다 더 작은 물체는 볼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번 수상자들은 형광 분자를 이용, 이러한 한계들을 재치있게 해결해 살아있는 생명체를 분자 차원까지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개발했다.

과학자들은 ‘나노 차원을 관찰한다’는 뜻의 ‘나노스코피’에 크게 기여한 이들의 발명 덕분에 살아있는 세포 속 미세 구조를 볼 수 있게 됐다.

뇌 신경세포 간 연결부위인 시냅스의 형성 과정, 파킨슨병·알츠하이머·헌팅턴병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응집하는 과정, 수정란이 배아로 나뉘는 과정 등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이들의 발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헬 교수는 2000년 형광 분자로 하여금 빛을 내게 자극하는 ‘레이저 1’과, ‘레이저 1’이 밝힌 형광 분자 중 나노미터 사이즈만 제외하고 형광 빛을 없애는 도넛 모양의 ‘레이저 2’로 구성된 유도방출억제(STED) 현미경을 개발했다.

다음으로, 베치그 교수와 머너 교수는 개별 연구를 통해 단분자 현미경(single-molecule microscopy) 기술의 기반을 닦았다.

단분자 현미경은 여러 단일 분자들에 빛을 비추면서 반복적으로 여러 번 이미지를 촬영하는 기법을 사용한다.

빛을 비추면 분자는 형광 물질을 발산하는데 모든 분자가 한꺼번에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분자는 처음 비췄을 때, 다른 분자는 그다음에 비췄을 때 형광을 띤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촬영한 뒤 이미지를 합치면 형광 빛을 내는 분자들이 여러 개 모여 있어 더 밝은 이미지가 탄생, 훨씬 작은 영역에 있는 분자들을 볼 수 있다.

머너 교수는 이 외에도 단일 분자의 신호를 감지하는 혁신적인 분광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성재영 중앙대 화학과 교수는 “살아있는 세포의 활동을 관찰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발명”이라며 “예를 들어 예전에는 살아있는 미토콘드리아(세포 내 소기관)가 ‘타원형으로 생겼다’까지만 볼 수 있었는데 이 기술들을 통해 살아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안이 어떻게 생겼나 까지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빛의 반응에 따라 단분자 단위에서 일어나는 오토프로세스를 연구해 ‘분자의 화학’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분야는 전통적으로 화학에서 담당해왔다”며 “이들은 오래전부터 노벨상 수상 후보자로 거론됐고 마침내 결실을 얻은 것”이라고 얘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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