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징계 놓고 금감원장·부원장도 엇박자 ‘서로 배제’

KB징계 놓고 금감원장·부원장도 엇박자 ‘서로 배제’

입력 2014-10-16 00:00
수정 2014-10-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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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 “콩가루 집안이냐”

행정고시 25회로 기획재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최종구 수석부원장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나란히 앉아 진땀을 뺐다.

KB금융지주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제재가 경징계에서 중징계로 높아지는 과정에서 딴 목소리를 낸 데 국회의원들의 질문공세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의원들은 질문마다 뒤에 앉은 최 부원장을 불러 세워 제재심 결정 과정에서 최 원장의 의도와 다르게 경징계를 내린 점, 외압의혹 등에 대한 질책이 이어졌다.

두 사람의 답변은 중간 중간 미묘하게 엇갈렸다. 최 원장은 제재심 과정에서 전적으로 배제됐고 최 부원장도 원장의 중징계 결정단계에서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진술, 의원들로부터 ‘조직이 엉망’이라는 타박을 들어야 했다.

최 부원장은 지난 6월 금감원 조사라인이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해 중징계 통보를 내릴 당시 “내용을 전혀 몰랐다. 사전에 나하고 협의한 적 없다”고 했다.

또 최 원장이 9월 12일 제재심의 경징계 결정을 중징계로 상향하기 전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최 원장-검사라인으로 이어지는 제재결정에 빠져 있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최 원장은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으로부터 “조직 내부에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재심 결과로 부원장 의견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부원장 제외는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했다”고 해명했다,

반대로 최 원장은 최 부원장이 주재하는 제재심 결정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최 원장은 “제재심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고 최 부원장도 “원장으로부터 어떤 것도 지시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뒤늦게 “(징계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제재심 운영 방식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제재심의 독립성을 두 사람 모두 중시했다고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제재심 결정이 뒤집히는 바람에 금융권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들을만한 대목이다.

새정치연합 김기식의원은 두 사람의 답변을 들은 뒤 “어떻게 이런 조직이 있을 수 있나”라며 한숨을 쉬었고, 같은 당 강기정의원은 ‘콩가루 집안’이라고 비아냥댔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은 “고무줄 양정에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간에 “개인적 갈등 없다”고 반박했다. 금융위, 청와대, 기획재정부 등 상부기관의 외압설에 대해서도 모두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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