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시대 맞아 과감히 출장 줄인다 했지만 감소폭 8%에 그쳐
국토교통부가 세종청사 시대를 맞아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추진한 ‘길 위의 과장 없애기’가 일정 부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성과가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데다 일부 과장은 되레 출장 횟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 9월부터 과장급 직원의 국회 회의 참석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길 위의 과장 없애기’를 추진한 결과 과장급들의 출장이 약 8% 감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길 위의 과장이란, 세종시의 과장급 공무원들이 한편으론 서울에서 주로 일하는 실·국장을 보좌하고, 다른 한편으론 세종시에서 일하는 부하 직원을 지휘하느라 서울과 세종을 오가면서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현실을 빗대어 생겨난 표현이다.
월별 출장 횟수를 집계한 결과 국토부 본부의 과장급 직원들이 1∼8월 다녀온 월 평균 출장 횟수는 458.5회였다. 그러나 길 위의 과장 없애기를 시행한 뒤인 9월에는 출장 횟수가 422회로 36.5회 줄었다.
국토부 본부의 과장급 직원은 모두 102명으로 1∼9월 총 출장 횟수는 4천90회였다. 1인당 월 평균 4.45회 출장을 다녀온 꼴이다. 이들의 출장지는 90%가 수도권이었다.
출장이 줄기는 했지만 ‘원칙적으로 서울 등 외부에서 열리는 회의에는 실·국장과 그 실·국의 주무계장만 참석한다’며 “과감히 출장을 줄이겠다”던 당초의 의욕에 비춰보면 감소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 1∼8월에는 월 평균 출장 횟수가 8회 이상인 사람이 5명이었는데 9월에는 출장 횟수가 10번이 넘는 과장급이 7명에 달해 일부 과장은 오히려 출장이 더 많아졌다.
특히 9월은 임시국회 등 국회가 열린 시기도 아니어서 앞으로 국회가 열렸을 때도 과장급들의 출장을 줄일 수 있을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국회에 의원을 만나러 갈 때 사무관이 가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원칙적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불필요한 출장을 줄이자는 취지였고 꼭 가야할 곳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출장 횟수 현황 등을 꾸준히 알려 경각심을 일깨우고 불필요한 출장을 자제하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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