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후폭풍] 수출·무역수지 사상 최고치… 기업 체감경기는 최악

[엔저 후폭풍] 수출·무역수지 사상 최고치… 기업 체감경기는 최악

입력 2014-11-04 00:00
수정 2014-11-04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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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수출 외형으로 보이는 경제적 실체가 허상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입 동향과 관련해 이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518억 달러, 수입은 3.0% 감소한 443억 달러로 무역수지(75억 달러)가 역대 최고 규모였다고 강조했다. 월간 수출은 500억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고 기록을 깼고 33개월째 연속 흑자를 이어 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실적이 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 같은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느끼는 경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주가 하락을 포함해 원자재값 상승 등 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와 맞물려 경제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수출 사상 최고치와 관련해 전년 동기 대비 25%가 증가한 미국 수출을 호재로 꼽았다. 미국의 경기 호조와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수요 증가 등의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환율 문제로 채산성이 떨어지는 측면은 있지만 대기업들은 해외사업 실적까지 포함시키니까 어렵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산업부 통계는 팩트지만 대기업들의 앓는 소리는 주관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수출의 외형적 수치가 영업이익으로 남는 부분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장석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원가, 인건비 등)이 적지 않기 때문에 수출로 인한 영업이익이 굉장히 적다”면서 “수출량이 많고 빠르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여 기업이 잘나가는 듯 보이는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수입 원자재가 제품 생산액의 50%를 차지할 경우 100원을 팔아도 50원밖에 안 남는다는 것이다.

환율 문제도 거론된다. 장 연구위원은 “1달러를 받으면 예전엔 115원에 팔아 남길 수 있지만 지금은 100원밖에 안 되니 15%가 손해”라며 “지금 일선에서는 남는 게 없는 ‘밀어내기 수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4-11-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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