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올해 공식 투자·고용계획 못 내놓을 듯

CJ그룹, 올해 공식 투자·고용계획 못 내놓을 듯

입력 2015-01-20 09:12
수정 2015-01-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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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만에 처음…작년 물류허브 등 5천억원 ‘차질’로 투자 1조원대 추락

지난 2013년 7월 이재현 회장의 검찰 구속 이후 오너 부재 상태가 이어지면서, CJ그룹의 ‘경영 공백’이 점차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계획한 투자의 20%나 집행이 불발되면서 3년만에 실제 투자 규모가 1조원대로 추락한데 이어, 올해의 경우 아예 공식 투자·고용 계획조차 내놓지 못할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20일 “해마다 1월 15일 전후로 1년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해왔지만, 올해는 아직 내부적으로 확정된 내용조차 없어 발표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다”며 “최근 10여년동안 연초 투자 계획을 공개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이례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투자를 비롯한 CJ그룹의 경영이 안갯 속에 빠진 것은 ‘최종 결정권자’인 이재현 회장의 공석 때문이다.

이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이후, CJ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전략기획책임자로 구성된 전략기획협의체와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등이 참가하는 그룹 경영위원회 등을 설치해 경영 공백을 메워왔다.

하지만 대행 체계가 3년째에 접어들면서 ‘한계’를 드러내는 분위기다.

그룹 관계자는 “실무 부서 차원에서는 각자 올해 투자 계획을 마련할 수 있지만, 이를 취합해 전체 올해 집행할 규모와 우선 순위 등을 뚜렷하게 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더 심각한 점은 과감한 인수·합병(M&A)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지향적, 선제적 경영이 3년째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계자는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시점’인데, 중요한 경영 의사 결정이 늦어지거나 무기 연기됨에 따라 그룹의 성장세 자체가 꺽이지 않을지 임직원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회장 구속 이후 2년여동안 CJ제일제당, 대한통운, CJ오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굵직한 M&A 건이 대부분 보류되거나 중단된 상태다.

연도별로 구체적 투자 집행 실적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현실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의 경우 CJ그룹은 연초 2조4천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으나, 실제로 집행된 것은 액 80%에 불과한 1조9천억원 뿐이었다.

대표적으로 대한통운 물류허브 구축 사업비 3천억원 가운데 지난해 몫으로 책정됐던 2천억원이 쓰이지 못했고, 1천억원 규모의 CGV 국내외 신규사이트 투자도 무산됐다. CJ오쇼핑의 물류복합센터 건립 등도 보류됐다.

2013년 역시 당초 계획 3조2천400억원의 20%에 해당하는 6천400억원의 투자가 전면 연기·중단된 바 있다.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고 상고한 이 회장은 현재 건강 악화로 구속집행 정지 상태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상고심은 늦어도 3월 안에 열릴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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