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 공포는 금물…철저한 대비 필요

야생진드기, 공포는 금물…철저한 대비 필요

입력 2015-02-25 07:36
수정 2015-02-2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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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간 감염 확인에 따라 예방수칙 좀더 강화해야”

201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해 40%가 넘는 사망률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공포를 불러왔던 중증열혈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사람 사이에 감염된다는 사실이 확인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지고 있다.

25일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의 S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SFTS로 숨진 여성(당시 68세)을 치료한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SFTS 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례는 야외활동이 많은 농촌에서 연간 수십명 정도가 야생진드기에 물려서 걸리고 치사율이 6% 내외인 전염병 정도로 인식돼온 SFTS에 더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주기에 충분하다.

SFTS은 국내 전역에 서식하는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기생하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법정전염병(4군)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주 잠복기를 거쳐 열과 근육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병원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치료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설사를 하거나 근육통이 심해지고 의식이 떨어지는 뇌 증상을 보이다가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SFTS 최다 발생국인 중국에서는 6%의 치사율을 보였다.

201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SFTS는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한때 ‘살인진드기’ 질병으로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한 해 동안 SFTS 확진을 받은 36명 중 17명(47.2%)이 숨졌다. 지난해에는 8월 말까지 SFTS 확진 환자 24명 중 10명(41.7%)이 숨졌다.

하지만 이같은 공포는 질병관리본부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며 SFTS 예방수칙을 담은 포스터와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진정됐다. 예방수칙은 야외활동 시 돗자리 사용, 풀밭에 옷 벗어두지 않기, 눕지 않기, 일상복·작업복 구분해 입기, 야외활동 후 옷 털고 세탁하기, 샤워·목욕하기 등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살인진드기’라는 말이 지나친 공포심를 일으킨다며 언론에 ‘야생진드기’나 ‘SFTS’라는 용어를 사용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사람 간 SFTS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보건당국이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살인진드기에 대한 대응책이 보다 철저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 홍보자료 등에는 SFTS의 치사율이 6%로 돼 있음에도 국내 사망률이 40%를 웃도는 만큼 대책을 좀더 면밀하게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예방수칙 등에 언급조차 되지 않은 사람 간 감염이 확인되면서 일부에서는 그동안 SFTS을 앓았거나 숨진 사람들 중에도 사람 간 감염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 한 인사는 “질병의 실체를 모르면 공포도 커지게 된다”며 “보건 당국이 국내 SFTS 사망률이 높은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을 고려해 예방수칙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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