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고 그나마 비정규직… 20~30대 가계소득 증가율 ‘마이너스’

일자리 없고 그나마 비정규직… 20~30대 가계소득 증가율 ‘마이너스’

장은석 기자
입력 2015-03-04 17:58
수정 2015-03-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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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후 최저치 기록

지난해 20~30대 가계의 소득이 전년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가 같은 해 1.3% 오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한창 일할 나이지만 청년 실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취업에 성공해도 비정규직 등 질 나쁜 일자리가 많아 청년층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4일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3만 9612원이다. 전년 대비 0.7%(2만 9486원)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9%)보다 낮고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20~30대 가구의 소득이 제자리에 머문 이유는 청년 실업 증가와 고용의 질 악화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총 53만 3000명이 늘어나 12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지만 중장년층 중심의 증가였다. 50대 취업자 수가 23만 9000명, 60세 이상이 20만명씩 늘어난 반면 청년(15~29세) 취업자는 7만 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대 취업자는 오히려 2만 1000명 줄었다. 이에 따라 청년 실업률은 9.0%로 역대 최고였다.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 생계형 창업 등 질 나쁜 일자리가 많았다. 지난해 청년 취업자의 19.5%는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들였다.

전월세 등 생활비는 오르는데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아 젊은 층의 빚은 더 쌓였다. 30세 미만 가구의 지난해 평균 부채는 1558만원으로 1년 새 11.2%나 늘었다. 전 연령대 중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30대 가구의 평균 부채도 5235만원으로 7% 증가했다. 40대와 50대는 각각 0.8%, 0.6% 줄었다.

이에 따라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가구주 연령대별 월평균 소득을 보면 50대 가구는 495만 7167원으로 전년 대비 7.2%, 40대 가구는 482만 2494원으로 2.9% 늘었다. 60세 이상 가구도 월평균 281만 2187원을 벌어 소득 증가율이 4.5%로 높았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 등 소득 주도의 성장 정책을 펴겠다고 했지만 부동산 경기 부양에 집중하면서 세대 간 소득 불균형이 더 심화됐다”면서 “아이를 낳고 경제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20~30대의 임금을 올리고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데 노동 부문 구조 개혁의 목표를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5-03-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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