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킹스 연구소 “선진·신흥국 성장 전망 모두 암울”
세계 경제가 선진·신흥국의 성장 역전 추세 속에 “또 다시 정체될 위험”에 빠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자체 개발한 ‘타이거 지수’를 근거로 13일 보도했다.타이거 지수는 FT가 미국 두뇌집단 브루킹스 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전 세계 23개 주요 선진·신흥국의 경기 추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수는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추이, 그리고 투자자 신뢰 등을 분석하고 비교하는 역할도 해왔다.
지수는 이번 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봄철 연차 총회를 앞두고 발표됐다.
브루킹스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FT에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미미한 행운의 역전은 양쪽의 성장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FT는 이와 관련,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난주 세계 경제 추세가 “충분치 못하다”고 경고했음을 상기시켰다.
또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3.4%로 장기 평균치에는 대략 들어맞았지만, 많은 정부 당국자의 기대에는 못 미쳤음을 지적했다.
프라사드는 “미국, 영국 및 인도의 단기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럽과 일본의 가계 지출도 늘어나고는 있으나, 금융 위기 이전 수준보다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프라사드는 덧붙였다.
프라사드는 미국의 경우, 강한 달러와 세계 경제의 전반적 부진이 부담이라면서, 지난 1분기 성장이 예상 외로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인도에 대해 프라사드는 “인도는 여전히 신흥국 중에서 전망이 밝지만, 중국은 어둡다”고 말했다.
브라질, 터키 및 러시아 등 ‘2군 신흥시장’도 유가와 원자재 약세로 인해 구조적 어려움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신흥시장 자본 이탈 등 추가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프라사드는 경고했다.
프라사드는 “(설상가상으로) 금융 완화 기조와 저환율 때문에 구조 개혁의 시급성도 갈수록 희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 내수 회복도 미미해, 견고한 성장 회복은 여전히 요원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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