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었다 떨어졌다’…복합열차 한 눈 팔면 ‘아뿔싸’

‘붙었다 떨어졌다’…복합열차 한 눈 팔면 ‘아뿔싸’

입력 2015-04-23 08:42
수정 2015-04-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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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선은 익산, 경부선은 동대구서 변신한다

목포 출장길에 오른 김모씨, 헐레벌떡 용산역 플랫폼으로 달려가 가까스로 KTX 열차에 올라탔다.

”두 열차는 운행 중 건너갈 수 없으니, 객실을 반드시 확인하시고…”

안내방송이 나오지만, 자칫 열차를 놓칠 상황이라 들을 새도 없이 올라탄 6호차.

김씨는 열차가 출발하고 나서 좌석이 있는 16호차로 가려는데 ‘아뿔싸’ 건너갈 방법이 없다.

KTX-산천 열차 두 대를 붙여 1∼8호차는 여수엑스포행, 11∼18호차는 목포행으로 운행하는 복합열차였던 것이다.

김씨가 16분 뒤 도착한 광명역에서 재빨리 내려 본인 칸을 찾아가면 다행이지만, 이 기회마저 놓치면 천안아산역까지 입석으로 가는 등 불편을 겪어야 한다.

만약 아무 생각 없이 빈자리에 앉아 있다가 익산역마저 지나버리면 목포 출장에는 상당한 차질이 발생한다.

익산역을 기점으로 열차 두 대가 분리돼 각자 다른 길을 가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호남고속철도가 개통하고 나서 김씨 같은 해프닝을 겪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안내방송을 하고 있지만, 복합열차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다가 아슬아슬하게 올라타는 경우 문제가 된다.

코레일이 복합열차를 운행하는 이유는 한정된 선로를 이용해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하고, 이용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서다.

열차 사이에는 안전을 위해 정해진 시간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데, 열차 두 대를 붙여 한 대로 편성하면 또 다른 한 대를 투입할 수 있는 개념이다.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호남+전라선 복합열차의 기관사는 18호차부터 움직이기 때문에 18호차 앞칸 운전실에 타고 가다 익산역에 도착하면 8호차 앞칸 운전실에 또 다른 기관사가 올라타고 열차 두 대로 분리된다.

분리작업을 하는 데 주어진 시간은 넉넉잡아 7분이다. 평균 정차시간 2분에다 3∼5분이 더 들 것으로 예상해 설계됐다.

하행선은 분리할 때 오래 걸린다는 느낌이 없는데, 여수와 목포에서 각각 용산으로 출발한 열차를 익산역에서 ‘합체’할 때는 익산역에 먼저 도착한 열차 승객들이 ‘지연된다’는 느낌을 받아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주말 기준으로 KTX 하루 269회 운행 중 호남+전라선 복합열차는 10회, 경부선+동해선과 경전선+동해선 복합열차 운행은 15회이다.

경부선+동해선 복합열차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동대구역에서 분리, 부산과 포항으로 향하고, 경전선+동해선은 마찬가지로 동대구역에서 분리돼 각각 마산과 포항으로 향한다.

복합열차 운행은 KTX가 처음은 아니다. KTX 개통 전 새마을호 열차 두 대를 연결해 서울-경주-울산 구간과 서울-경주-포항 구간에서 운행한 바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23일 “복합열차를 분리하고, 연결하는 시간 때문에 열차운행 지연율이 높아지지는 않았다”며 “승객들이 우왕좌왕하는 일이 줄도록 복합열차 특성에 대해 계속해서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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