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시너지 효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쳐지면서 ‘건설’과 ‘패션’ 등 핵심 사업 경쟁력이 커지고 삼성의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에 힘이 실리게 됐다.두 회사는 이번 합병으로 패션, 식음, 건설, 레저, 바이오 등 인류의 삶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 및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삼성물산은 1938년 설립됐고 1995년 삼성건설 합병 후 건설과 상사부문으로 나눠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글로벌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제일모직은 1963년 설립돼 부동산과 테마파크 사업을 시작으로 건설, 식음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왔고 2013년 구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을 인수한 뒤 지난해 말 상장됐다. 두 회사는 2011년 그룹의 바이오사업 출범에 함께 참여했다.
합병에 따른 즉각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은 건설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현대건설을 제치고 9년 만에 1위를 탈환할 만큼 건설 분야에 강점이 있다. 이 밖에도 해외건설 현장에도 활발히 진출한 상태다.
제일모직은 건축과 플랜트, 조경 등 3개 부문을 중심으로 건설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삼성 계열사들의 설비나 에너지절감시설 투자를 맡아왔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각자의 영역이 달라 충돌 우려는 없는 데다 외형 측면에서 더욱 커질 수 있다. 제일모직의 패션·식음·레저 부문은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도움을 받아 해외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패션 사업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외 인프라가 그만큼 중요한데 패션사업이 글로벌 네트워크가 발달된 상사 등에 올라 해외진출이 수월해졌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합병 삼성물산이 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사업 최대주주가 되면서 바이오사업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46.3%, 4.9%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합병 후 지분은 이 둘을 합쳐 51.2%가 된다.
이처럼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합병회사의 매출은 2014년 34조원에서 2020년 6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삼성물산이 28조 4455억원, 제일모직은 5조 1296억원을 기록했다. 각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206조 2060억원), 삼성생명(27조 4264억원) 등에 못 미치지만 합병 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5-05-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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