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만 5명 발병…영유아기 백신으로 사전예방 필요
국내에 흔치 않았던 ‘수막구균 뇌수막염’ 환자가 지난달에만 5명이 발생하는 등 증가세를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수막구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마찬가지로 중동 지역에서 유행하는 해외유입 호흡기 질환이다. 집단생활을 하거나 면역력이 약한 집단에서 감염 위험이 커지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50만명 이상이 발병하고 이중 약 7만5천명이 사망한다.
22일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회장 이정준)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발생한 수막구균 뇌수막염 환자 수는 총 8명으로 작년 한 해 환자 수(5명)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지난달에는 부산에서 3세 남아가 수막구균 뇌수막염으로 사망하는 등 5명의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과거와 다른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일단 발병하면 첫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 하루 이내에 사망하거나 사지절단, 뇌손상 등의 중증 후유증을 남기는 치명적 급성질환이다. 고열이나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비특이적’ 증상으로 시작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의료진조차 조기진단 및 치료가 어려운 게 특징이다.
따라서 영유아의 경우는 백신으로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예방백신은 생후 2개월부터 일반 병의원에서 접종할 수 있다.
국내 수막구균 뇌수막염 생존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이 질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이 센터는 2012년 세계뇌수막염연맹(CoMO) 회원으로 정식 가입됐으며, 서울시로부터도 비영리단체 인가를 받았다.
센터 이정준 회장은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면역력이 약한 6개월 이하 영아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데 이 시기에 발병하면 회복하더라도 성장불균형, 학습장애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면서 “질환의 위험성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예방백신이 있는데도 사전예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증상의 특징, 고위험군, 예방법 등의 자세한 정보는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 웹사이트(www.meningitis.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