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주식담보대출, 홍보 안하는 그 속사정은

증권금융 주식담보대출, 홍보 안하는 그 속사정은

입력 2015-10-21 16:42
수정 2015-10-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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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보다 금리 2~3% 낮지만 증권사 대출 수입 줄어들까봐...

 연이율 9%대 담보대출. 기준금리가 연 1.5%에 머물고 있는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담보대출치고는 만만찮은 금리입니다. 만약 똑같은 대출을 훨씬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곳이 있는데도 몰라서 비싼 금리를 이용하고 있다면 억울하지 않을까요. 한국증권금융의 증권담보대출 얘깁니다.
 ‘투자는 여윳돈으로 하라’는 주식시장의 금언이 있긴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때때로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급하게 쓸 자금이 필요한데 주식을 팔고 싶지 않을 때도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의 증권담보대출은 고객 등급이나 주식 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7~9%대입니다.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2%대에 받을 수 있고 전세자금대출은 3%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습니다. 예금담보대출보다 높은 금리의 신용대출도 은행에서 4%대에 받을 수 있습니다. 제2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20%가 넘는 이자를 내야 하기도 하지만 담보 없는 신용대출이라는 점에서 증권담보대출과는 다릅니다.
 그런데 같은 증권담보대출을 증권사보다 2~3% 포인트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금융증권입니다.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금리로 현재 연 4.3~7% 수준입니다. 한 가지 이상한 건 투자자 입장에서 이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인데 정작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해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세워진 회사입니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증권사,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업무를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지 않습니다. 증권사들의 수익 보장을 위해서입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증권금융 대출은 알음알음 찾아오거나 오래전부터 계속 이용하던 사람들이 주고객”이라고 말합니다. 증권사 대출보다 확실히 저렴하지만 굳이 알릴 이유는 없다는 것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현재 증권담보대출 잔액은 모두 10조 800억원에 이릅니다. 지난 7월 11조 3000억원대까지 늘었다가 최근 조금 줄었습니다. 증권담보대출 이자로 증권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수천억원에 이릅니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한 곳당 200억~300억원대 이익을 보는 주요 수입원입니다.
 증권사들이 고객의 ‘이자 따먹기’에 몰두하는 현실도 물론 개선해야 하지만 투자자들 또한 대출 조건을 좀 더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에 앞서 무계획적이고 무분별한 대출을 자제하는 것은 필수겠지요.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하면 자칫 신용등급 하락으로 은행권 대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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