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박’ 행진 한미약품… ‘적자에도 R&D투자’ 뚝심 통했다

‘초대박’ 행진 한미약품… ‘적자에도 R&D투자’ 뚝심 통했다

입력 2015-11-09 16:54
수정 2015-11-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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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액만 매출액의 20%…경쟁 제약사들은 10% 안팎

한미약품이 다국적제약사와 약 5조원 규모의 신약 수출계약을 맺은 지 나흘만에 또 다시 ‘잭팟’을 터뜨렸다. 제약업계에서는 적자 누적에 따른 투자자들의 반발 속에도 도리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뚝심경영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9일 글로벌 제약업체 얀센에 약 1조원 규모의 비만·당뇨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기술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1주일 사이에만 약 6조원대에 달하는 ‘초대박’ 수출계약을 잇따라 체결한 셈이다.

이런 한미약품의 저력은 줄기찬 R&D 투자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미약품은 외환위기(IMF)에도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R&D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0년에는 창사 이래 첫 적자까지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단기 성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투자자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R&D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나왔다. 그러나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R&D 투자를 향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임 회장은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 종로에서 ‘임성기 약국’을 열어 자금을 모았다. 1973년에는 ‘임성기제약’을 설립했고 그 해에 상호를 한미약품으로 바꾼 뒤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왔다.

임 회장은 ‘신약 개발이 목숨과도 같다’는 확고한 신념을 밝혀 왔다.

그 신념이 외부의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다.

의약품 분야는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종목으로 꼽힌다.

글로벌 신약을 만들기만 하면 엄청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연구·개발, 임상시험 등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고 중도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 사이트 팜스코어의 자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 상반기 946억원을 R&D에 투자해 국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은 R&D 비용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20.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런 R&D 지출은 국내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대웅제약(471억원·11.9%), 녹십자(447억원·10.7%), 유한양행(304억원·5.9%), JW중외제약(141억원·6.5%) 등의 R&D 지출은 한미약품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올해 계약 성과는 임 회장의 화끈한 투자가 제 몫을 다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월에는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을 수출했고(스펙트럼·금액 미공개), 같은 달 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를 총액 7천800억원(일라이릴리)에, 7월에는 내성표적 항암신약 ‘HM61713’을 8천500억원(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한 바 있다.

여기에 5일 계약한 ‘퀀텀 프로젝트’(5조원·사노피), 이날 계약한 당뇨·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HM12525A’(1조원·얀센) 등의 성과를 더하면 최근 10년 동안의 R&D 투자금(9천333억원)이 작게 느껴질 정도다

한미약품은 “2000년 이후 주력한 R&D 투자가 이제야 빛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도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 20여개나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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