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제과 지분 공격적 매입…그룹 장악력 확대

신동빈, 롯데제과 지분 공격적 매입…그룹 장악력 확대

입력 2015-12-09 13:28
수정 2015-12-0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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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의 중간 지주회사 격인 롯데제과에 대한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를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의 일본 제과 계열사인 ㈜롯데는 지난 4일 롯데제과 지분을 2.07% 매입한 데 이어 9일 지분 7.93%를 추가로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롯데의 지분율은 10%까지 높아져 단숨에 롯데제과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현재 롯데제과 주요주주는 ▲롯데알미늄 15.29% ▲신동빈 회장 8.78% ▲롯데장학재단 8.69% ▲신격호 총괄회장 6.83%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3.96%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2.52% 등이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신동빈 회장은 본인의 개인 지분과 계열사 지분을 포함해 우호지분을 최대 40%까지 확보하게 됐다.

㈜롯데는 공개매수의 목적에 대해 같은 제과 업체인 롯데제과와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 이유 외에도 신 회장이 자신이 장악한 ㈜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의 대표이사는 신 회장의 최측근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이다.

앞서 신 회장은 롯데제과의 개인 지분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2013년 8월부터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당시 3.52%에 불과하던 지분율이 8.78%까지 올라섰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부회장도 2013년 8월부터 10여차례에 걸쳐 지분을 추가 매입해 자신의 지분율을 3.48%에서 3.96%로 높인 상태다.

두 형제가 롯데제과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롯데제과가 롯데그룹 내 순환출자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최상위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와 다른 계열사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음료(19.29%), 롯데쇼핑(7.86%), 롯데푸드(9.32%)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당 부분 갖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평소 한·일 통합 경영을 강조해온 차원에서 지분 매입을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뿌리이기도 한 제과 사업을 통해 양국 계열사 간 협력 관계를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일본 계열사인 ㈜롯데를 통해 한국 중간 지주사인 롯데제과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조치는 일본 롯데가 현재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전제 아래 이뤄진 것인데 만에 하나 신 회장의 편으로 분류되는 일본 계열사 임직원들이 신동주 전 부회장 지지로 돌아서면 어렵사리 확보한 우호지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제과 주식을 여러 차례 사들였던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 회장에 맞서 역공개매수 같은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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