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20일 발효… 10조원 관세 즉시 철폐

한·중FTA 20일 발효… 10조원 관세 즉시 철폐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5-12-09 23:00
수정 2015-12-10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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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베이징서 외교 공한 교환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20일 공식 발효된다. 이로써 13억 수출 대국의 시장이 활짝 열렸다. 연내 발효됨에 따라 958개 품목, 87억 달러(약 10조원)에 대한 관세가 발효 당일 즉시 철폐된다. 내년 1월 1일에는 발효 11일 만에 5779개 품목(658억 달러, 약 81조원, 2012년 기준)에 대한 2년차 관세 인하가 이뤄져 수출 가격 경쟁력이 한층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한·중 양국이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FTA 발효를 공식 확정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한·중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열흘 만이다. 외교 공한 교환은 김장수 주중 대사와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간에 이뤄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이 이토록 빨리 발효일을 잡은 건 처음”이라며 “지난 10월 3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연내 FTA 발효에 합의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발효일이 20일로 정해진 것은 양측이 실무적 준비 기간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한·중 FTA는 2012년 5월 협상을 시작해 14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쳐 지난해 11월 실질 타결됐고 지난 6월 정식 서명을 했다.

이에 따라 20년 내 상품 품목 수 기준 우리 측 92.2%, 중국 측 90.7%(수입액 기준 우리 측 91.2%, 중국 측 85%) 관세가 철폐된다. 공산품 가운데 항공등유(관세 9%), 고주파의료기기(4%), 건축자재에 많이 쓰이는 L형강(3%) 등 796개 품목은 발효 당일 관세가 사라진다. 또 내년 1월 1일 2년차 관세 인하에 들어감에 따라 30만원짜리 세탁기(10㎏ 이하)는 중국 현지에서 발효 당일 27만원, 내년 1월에는 24만원에 살 수 있다. 10만원짜리 국산 진공청소기(관세 10%)는 내년 1월 20% 저렴한 8만원이면 현지서 구매 가능하다. 3000만원짜리 한국산 농기계(관세 4%)는 내년에 240만원 정도 현지 가격이 싸진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와인 냉장고·세탁기·에어컨(관세 8%) 등의 가격이 더욱 저렴해진다.

법률, 엔터테인먼트 등 유망 서비스시장 진출과 비관세 장벽 철폐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를 활용하려는 해외 기업들의 대한국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연구원은 한·중 FTA 영향평가에서 발효 10년 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0.96% 추가 성장, 소비자후생 146억 달러 개선, 53만 8000개의 일자리 창출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와 재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경총은 “한·중 FTA는 중국 시장에서 선점 효과와 가격 경쟁력 제고 등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5-12-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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