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대출 심사 강화’ 새 잣대에도 은행 창구 한산한 이유

[경제 블로그] ‘대출 심사 강화’ 새 잣대에도 은행 창구 한산한 이유

이유미 기자
입력 2015-12-16 23:06
수정 2015-12-17 01: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7월 부채 대책때 이미 ‘예방주사’

내년 2월부터(지방은 5월)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한 새 잣대가 최근 발표됐지만 시중은행 영업 창구는 비교적 한산합니다. 지난 7월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으로 ‘예방주사’를 맞아 이미 ‘고정금리에 비거치·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을 받아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집단대출 제외 등 예외 조항이 많은 것도 덤덤한 반응에 한몫했다는 지적입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창구에 걸려오는 ‘새 대출 잣대’ 관련 문의 전화는 1~2건 정도입니다. 영업점당 하루 평균 20통 안팎의 문의가 오는 것에 견줘 보면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이런 배경으로 시중은행은 지난 7월 나온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꼽습니다. 농협은행 영업부 행원은 “지난 7월 발표 때는 관련 문의가 쇄도했다”면서 “이후 주택담보대출 수요자들이 대출 심사가 강화되기 전에 앞당겨 대출받자며 나서는 바람에 절판 마케팅이 문제 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0월과 11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각각 7조 5000억원, 4조 400억원가량 늘었습니다. 주택거래 성수기인 9월(3조 9043억원 순증)보다도 강한 증가세입니다. 당시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새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공표된 시기는 수도권 내년 2월, 지방 내년 5월로 늦춰졌습니다.

그사이 대출 성격도 크게 변했습니다. 지난 9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잔액 기준)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66.4%, 거치식(3~5년)은 62.5%입니다. 하지만 최근 한두 달 사이 고정금리·비거치 분할상환 비중이 껑충 뛰었습니다. 박광훈 우리은행 부동산금융부 팀장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신규 대출자 중에 비거치 선택 고객이 80%까지 늘었고 열에 아홉은 고정금리를 택하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고 정부가 비거치 분할상환을 강조하면서 시장 분위기도 같이 옮겨 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방에도 소득심사 강화 등의 새 잣대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타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강성배 기업은행 개인여신부 팀장은 “지방에서도 이미 급여나 건강보험료, 국민연금납부액, 신용카드 사용액 등 소득증빙을 수도권과 동일하게 적용 중이라 (지방에서의) 주택담보대출 위축 현상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A은행 관계자는 “가장 촉각을 곤두세웠던 아파트 집단대출이 제외되면서 시장이 안도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집단대출뿐 아니라 ‘해석하기 나름’인 불가피한 사유 대출 등 7월 발표 때 없었던 예외 조항이 대거 등장하면서 시장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B은행 관계자는 “집단대출은 소득이 없어도 건설사 보증만으로 집행되는데 건설경기 침체가 오면 은행도 동반부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5-12-17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