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하나만큼은 확실히 하고 간다…며칠만 쉬고 싶어”
조만간 경제정책의 바통을 유일호 내정자에게 넘기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만두면 며칠만 좀 쉬고 싶다”고 했다.그러면서도 국회에 돌아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기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입법 측면에서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3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국회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우선 당면한 제 선거를 잘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경북 경산·청도에서 3선을 한 현역 국회의원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4선에 도전하게 된다.
최 부총리는 “내년에 경제에 큰 파고가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격랑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된 당(새누리당)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최 부총리는 유일호 부총리의 인사청문회(내년 1월 11일) 이후인 다음 달 중순께 경제부총리직을 내려놓게 된다. 취임 1년 6개월 만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7월 취임 당시를 ‘암담한 때’였다고 표현했다.
그는 “당시 세월호 사태로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며 “너무나 어려운 환경에서 부총리 지명 소식을 듣고 ‘이 십자가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며 취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분위기를 반전시켜 (경제 회복의) 시동을 걸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해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일본의 20년을 따라가고 있다’는 취임 일성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4대 부문 구조개혁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처음에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을 때 여러 가지로 욕을 많이 먹었지만,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경제가 헤쳐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역대 어느 부총리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몰랐겠느냐”며 “자신이 재임할 때 욕먹기 싫으니 ‘남이 하겠거니’ 하면서 놔둔 것이 수십 년 누적되면서 적폐가 됐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경제수장으로서 이룬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돈 풀어 빚만 늘었다’는 언론과 세간의 혹평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한 최 부총리는 “다른 것은 몰라도 금연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하고 간다”는 농담도 던졌다.
수십 년간 담배를 피웠던 최 부총리는 정부의 담뱃세 인상 결정과 함께 올해 1월 1일부터 금연에 돌입했다.
그는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담배를 안 피우는 것은 물론 손가락에 담배를 끼워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