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안내 한 줄도 없어”…업계 “적자 누적 때문”
전자상거래업체 쿠팡(www.coupang.com)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주문액 하한선을 돌연 두 배로 높여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로켓배송은 쿠팡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차량과 인력(쿠팡맨)을 통해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24시간내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배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쿠팡은 11일 오전 9시 30분부터 별도의 공지 없이 로켓배송 가능 최소 주문액을 기존 9천800원에서 두 배인 1만9천800원으로 올렸다.
예를 들어 현재 쿠팡 사이트 내 로켓배송 코너에서 가격이 1만1천700원인 ‘깨끗한 나라 퓨어앤데코 더 순수 고급롤 화장지 3겹 27m(30롤)’을 선택한 소비자의 경우, 10일에 주문했다면 9천800원이 넘기 때문에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었지만, 11일 이후에는 8천100원 이상의 로켓배송 품목을 더 구매해야 배송비를 따로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의 효율성 등을 높이기 위한 인상”이라며 “기존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은 계속 주문액이 9천800원만 넘으면 로켓 배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쿠팡이 아무런 사전 공지나 사후 안내 한 줄 없이 로켓배송 최소 주문액을 갑자기 올린 행태에 대해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12일 오전 9시 40분 현재까지도 쿠팡 사이트에는 로켓 배송 관련 배송 방침 변경에 대한 안내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 등 주요 포털의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쿠팡 로켓배송 1만9천800원으로 오름 ㅜㅜ”, “쿠팡 로켓배송 이제 안 쓰려고요. 18시간 전 확인해보니 쿠팡 로켓배송 1만9천800원부터 무료로 바뀌었다고 해요” 등 불만과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서울 동작구)씨는 “사전 공지의 경우 주문이 폭주해 로켓배송 서비스 물량을 감당할 수 없을까 봐 생략했다고 하더라도, 사후 안내조차 없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업계에서는 당장 이번 쿠팡의 로켓배송 기준 상향이 자체 배송 서비스에 따른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책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무려 5천470억원인데, 쿠팡 스스로도 물류센터와 로켓배송(직접배송) 등 배송부문에 대한 선제적 투자 비용이 적자의 약 89%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켓배송 서비스 한 건당 수 천원씩 손해를 본다는 얘기가 업계에서는 정설처럼 떠돌았다”며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무료배송 기준을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