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용 단기운전자 확대 특약 부부·부모 등 ‘선택 추가’ 불가
뾰족한 선택지 없는 소비자들결국 10배 이상 비싼 상품 가입
명절이나 연휴 때면 교대 운전 등을 위해 단기운전자 확대 특약에 가입하는 보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운전자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비싼 보험료를 물리고 있다. 운전자 범위를 불특정 다수로 넓힐수록 더 많은 보험료를 챙길 수 있는 점을 노린 ‘바가지 상술’이다. 금융 당국은 관련 특약 제도의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는 단기운전자 확대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통상 하루 3000~1만 5000원 정도로 비용은 가입자와 보험사마다 다르다.
문제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판매 중인 명절용 단기운전자확대 상품의 운전자 범위가 ‘운전면허가 있는 누구나’로 설정돼 있다는 점이다. 부부나 부모, 형제 등 실제 운전할 사람만을 골라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가 내려갈 소지가 크지만 ‘선택 추가’가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최씨처럼 단기운전자 확대 특약 가입 비용이 일반 부부 특약보다 10배 이상 더 들기도 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선택 추가가 가능하지만 명절 때 한두 사람 가입시켰다가 다시 빼려면 과정도 복잡하고 계산도 복잡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특정인만 가입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따로 방법을 일러 준다”고 털어놓았다.
예컨대 연휴 하루 전에 기존 자동차보험에 아내나 부모 등 특정인을 자신의 보험에 포함시킨 뒤 추가된 연간 보험료를 일단 납부한다. 연휴가 끝나면 특정인을 빼 달라고 요청해 납부한 추가 보험료 중 연휴 기간 보험료를 제외한 나머지를 돌려받는 식이다. 복잡하고 귀찮아서 포기하는 고객도 많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복잡하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이 2~3인분만 시키면 되는데 무조건 10인분 세트 메뉴를 시키게 하는 셈”이라면서 “손해보험협회 등과 협의해 개선안을 찾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7-01-26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