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차 고장나면 100m앞 안전삼각대? “이젠 아냐”

고속도로에서 차 고장나면 100m앞 안전삼각대? “이젠 아냐”

입력 2017-04-16 10:42
수정 2017-04-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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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2차 사고 예방 개선대책 마련

고속도로에서 달리던 차가 고장 났을 때 선뜻 생각나는 대응요령은 트렁크에서 안전삼각대를 꺼내 차량 100~200m 앞에 설치하는 것이다.

고속으로 달리는 후행 차량이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속도를 늦추게 하려면 충분한 여유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행동요령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경찰과 한국도로공사가 다른 방식의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2차사고 예방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그 일환으로 자동차 트렁크 내장형 안전삼각대를 개발해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이 삼각대는 트렁크 안에 설치돼 차량 운전자가 비상상황 때 트렁크를 열기만 하면 바로 설치된다.

이는 도로교통법상 삼각대 설치 규정이 바뀌기 때문이다.

앞서 2월 경찰청은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고장 등의 사유로 설치해야 하는 안전삼각대의 설치 위치를 차량 앞 100~200m에서 ‘후방 차량이 확인하기 쉬운 장소’로 수정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작년 8월 정부 규제개혁 현장점검회의에서 안전삼각대 설치 규정이 비현실적이고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보고 대안을 마련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자동차의 전기를 이용해 빛을 내는 발광형과 대형 롤스크린형 등 다양한 모델을 개발 중”이라며 “트렁크 내장형 삼각대를 자동차 기본 장착 사양으로 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불꽃신호기의 차량 내 비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경찰과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도로공사는 긴급 견인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승용차와 16인승 이하 승합차, 1.4t 이하 화물차만 사고 직후 도로공사가 나서 안전지대로 옮기는 긴급 견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형 트럭이나 버스 등은 긴급 견인 대상에서 제외돼 견인되는 데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2차 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고속도로에서 접촉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사고를 접수한 보험사가 도로공사 상황실 등에 실시간으로 사고 내용을 공유하는 체계도 구축된다.

이를 통해 도로공사가 긴급 견인 등을 통해 좀더 신속하게 도로 안전관리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와 손해보험협회 등은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사고 발생시 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운전자 정보를 분석하고 하이패스 단말기 사용자일 경우 단말기 연락처로 긴급전화를 걸어 대응요령 등을 안내하는 ‘ex E-call’ 제도는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다.

도로공사가 2~3월 일부 구간에서 ex E-call을 시범운영한 결과 17차례 전화통화가 성공해 43명이 신속히 대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고속도로 사고 지점 앞에서 순찰차 등 긴급차량이 지그재그로 저속운행하며 후행 차량의 속도를 떨어트리는 ‘트래픽 브레이크’ 등을 도입했다.

고속도로 2차 사고는 치사율이 50%를 넘을 정도로 위험하다.

작년 고속도로 2차 사고는 57건 발생해 31명이 목숨을 잃어 치사율이 54.4%에 달했다. 이는 일반 고속도로 사고 치사율 9.7%의 5배가 넘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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