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태국산 계란 수입 차질…시기 늦어지고 물량은 절반 수준

정부 태국산 계란 수입 차질…시기 늦어지고 물량은 절반 수준

입력 2017-06-26 10:12
수정 2017-06-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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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께 97만여개 반입 전망…“물량 미미해 가격안정 여부 미지수”

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계란값을 잡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했던 태국산 계란 수입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애초 초도 물량이 들어오기로 했던 시기에 반입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나마 뒤늦게 현지에서 선적된 물량도 정부가 처음 발표했던 물량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수입업자 말만 믿고 중요한 물가관리 정책을 성급하게 발표했던 정부의 태도가 너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태국 수출입 업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카셈차이 푸드’(Kasemchai food)와 ‘상쏭 팜’(Sangthong Farm) 등 태국 현지 닭고기 및 계란 유통업체는 지난 23일과 24일 한국으로 가는 첫 신선란 수출 물량 선적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던 검역용 샘플 2천160개를 제외하면 사실상 처음 판매용 물량이 현지에서 선적된 것이다.

하지만 선적된 물량은 애초 정부가 발표했던 200만∼230만개에 훨씬 못 미치는 97만5천240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19일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태국에 대한 수입위생 절차를 완료했으며 20∼21일께 태국산 계란 약 200만개가 들어오고 이후 매주 200만∼230만개가 수입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태국에서 선박편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할 경우 한국까지 약 일주일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태국산 계란은 빨라야 30일께에야 국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란 수입 시기와 물량 모두 정부 발표와 큰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하루 평균 국내 계란 소비량이 3천만∼4천만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만개에도 못 미치는 태국산 계란 수입량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어서 계란값 안정에 얼마나 기여할지도 미지수다.

더욱이 정부의 태국산 계란 수입 계획 발표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 확인 절차도 없이 C농산 등 주소지도 불투명한 일부 영세 계란 수입업자의 말만 믿고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는 애초 태국산 계란이 도착하기로 했던 일정에서 하루가 지난 22일에도 부산항에 컨테이너선이 입항했다는 소식이 없자 부랴부랴 해당 수입업체에 연락을 취했으나 업체는 ‘사장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렸다.

간신히 연락이 닿아도 업자는 “곧 수입된다”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 시기나 지연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급해진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23일 현장 확인을 위해 수입업체를 직접 찾아 나섰으나 주소지는 텅 빈 상태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1월 미국산 계란을 수입할 때는 정부 차원에서 운송비를 지원해주는 등의 관여가 있었지만 태국산의 경우엔 수입업체가 알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면서도 “좀 더 꼼꼼히 확인을 해야 했는데 이런 상황이 빚어져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계란 수입업계에서는 태국 현지 양계산업 여건상 매주 200만개 이상의 계란을 수출할 여력이 없는데도 국내 업자들이 무리하게 수입을 추진하다가 ‘사고’가 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한 계란 유통상은 “태국의 계란 산업은 주로 내수용 물량 충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많은 물량을 해외에 수출할 여력은 안 되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 상황이 워낙 급박하다 보니 무리하게 수입을 추진하다가 탈이 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이 사실일 경우 설사 뒤늦게 태국산 계란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애초 정부가 발표했던 매주 200만∼230만개 수입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 정부의 섣부른 물가대책 발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대두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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