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되는 효성 ‘형제의 난’…지분경쟁에서 고발까지

재조명되는 효성 ‘형제의 난’…지분경쟁에서 고발까지

신성은 기자
입력 2017-11-17 15:56
수정 2017-11-1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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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
17일 검찰 압수수색…3형제 경영권 승계 경쟁 후유증

검찰이 17일 효성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수년간 재계에서 화제가 된 효성가(家) ‘형제의 난’에 다시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압수수색도 차남이 3년 전 형을 고발한 일과 관련됐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효성은 1966년 창업한 동양나이론이 모태다. 창업주는 고(故) 조홍제 회장이다.

조 창업주는 이병철 회장과 삼성물산 창립에 참여, 제일제당과 제일모직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1962년 동업을 청산하고 독립해 화학섬유사업을 시작했다.

조 창업주는 1981년 장남 조석래 전 회장에게 효성을 물려줬다.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삼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에게는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의 경영을 맡겼다.

조양래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지간이다.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2001년 이 전 대통령의 셋째딸 수연씨와 결혼했다.

지난 7월 효성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경영 2선으로 완전히 물러난 조석래 전 회장은 세 아들을 뒀다.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조현상 효성 사장이다.

3형제는 각각 7% 수준의 효성 지분을 보유한 채 후계자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가장 먼저 탈락한 이는 조 전 부사장이다. 1996년 미국 하버드 법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1999년 효성의 전략본부 팀장으로 입사했다.

그러다가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2월 돌연 회사를 떠나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1월에는 회사의 잔여 지분도 모두 정리하고 효성그룹과 관계를 끊었다.

조 전 부사장은 이후 2014년 7월부터 조 회장을 겨냥한 고발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횡령 혐의를 적용한 사항이 일부 있고 대부분은 배임 의혹이다.

조 전 부사장은 노틸러스효성,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3개 계열사 지분을 가진 조 회장과 계열사 대표들이 수익과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고가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 등을 통해 최소 수백억원의 손실을 회사에 입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 회장이 대주주인 부동산 관련 계열사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마찬가지로 조 회장이 대주주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자금을 대여하고 신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100억원대 손실을 입혔다는 주장도 고발장에 포함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제기한 이런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 등이 계열사 지원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조 회장도 지난 3월 동생을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주식을 인수한 것과 관련한 민사소송에 대해서는 법원이 지난 8월 조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관련 주식 인수는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한편, 조 회장과 조 사장도 한동안 지분경쟁을 벌인 바 있다. 2013년부터 효성의 지분 확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각축전을 벌였다. 지금은 조 회장의 지분이 14.27%로 조 사장의 12.21%보다 상당히 많다. 조 회장이 지난 1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형제 간의 지분경쟁은 공식적으로 마무리된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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