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선반영돼 올랐던 시장금리 하락 반전 영향…장기적으론 상승 전망
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렸지만,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시장금리는 금리 인상 기대감이 미리 반영돼 이미 상승한 상태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는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도 내려간다.
1일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5년 고정)를 연 3.59∼4.70%로 공시했다. 지난달 30일(3.62∼4.73%)과 비교해 0.03%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은행이 결정하는 가산금리는 변동이 없었지만,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5년물의 3일 치 평균 금리가 2.57%에서 2.54%로 0.03%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도 연 3.57∼4.57%에서 연 3.54∼4.54%로, NH농협은행도 3.70∼4.84%에서 3.67∼4.81%로 각각 0.03%포인트씩 하락했다.
KEB하나은행은 연 3.667∼4.667%에서 연 3.629∼4.629%로 0.038%포인트 내려갔다.
KB국민은행은 매주 월요일마다 1주일 단위로 금리를 바꾸기 때문에 변동이 없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당분간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는 통상 기준금리에 선행하기 때문에 한은이 또 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돼야 오르게 되고 그에 따라 대출금리도 오를 것으로 봐서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선 이미 두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선반영돼 오히려 그동안 금리 상승분에 대한 완만한 되돌림 국면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대출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리 인상은 통화 정상화의 시작이며 금통위가 내년에 많으면 3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에 진입했고 정부가 부동산 가격상승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고 있어 기준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이번 인상은 향후 금리 인상의 출발점”이라며 “기준금리와 단기금리가 연동된 부분이 있어서 (은행 대출금리에) 영향이 안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