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목숨 앗아간 대형 건설사 ‘철퇴’… 현산 법적 대응 땐 수년 걸려

6명 목숨 앗아간 대형 건설사 ‘철퇴’… 현산 법적 대응 땐 수년 걸려

유대근 기자
입력 2022-03-28 22:20
수정 2022-03-29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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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확정까지 첩첩산중

등록말소돼도 기존 사업은 가능
회사 다시 세워도 신생기업인 셈
행정처분 후 불복 소송 땐 장기화

사망 사고 땐 업계 퇴출제 추진
피해액 3배까지 배상 법 개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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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28일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영업정지 1년 또는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현산 본사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앞서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사고로 노동자 6명이 숨졌다. 뉴스1
국토교통부가 28일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영업정지 1년 또는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현산 본사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앞서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붕괴사고로 노동자 6명이 숨졌다.
뉴스1
잇따른 대형사고로 인명 피해를 낳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에 대해 정부가 28일 등록말소 요청이라는 ‘철퇴’를 꺼내 들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근로 현장의 안전을 지키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데 따른 극약 처방이다. 또 시민이나 노동자 다수가 사망하는 사고가 한 번만 발생해도 해당 업체를 업계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 추진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산에 대한 강력한 행정처분은 이미 예고돼 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월 기자들과 만나 “(현산이) 한 번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큰 사고를 냈다”면서 “법이 규정한 가장 강한 페널티(처벌)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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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서울시에 요청한 현산의 등록말소는 토목건축 시장에서 퇴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권혁진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등록말소는 회사의 기록이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해당 업체가 이름만 바꿔 토건업을 할 수는 있겠지만) 입찰 때 과거 실적이 중요하기에 실적과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면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더라도 이미 수주해 진행하고 있는 공사는 계속 할 수 있다.

등록말소 대신 영업정지 1년으로 처분될 수도 있다. 국토부가 바라는 건 등록말소지만 현행법상 지자체 위임 권한에 국토부가 확정적으로 처분 수위를 요구할 수는 없어서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산의 운명은 서울시가 쥔 셈이다. 영업정지를 당하면 해당 기간 공공 부문은 물론 민간 부문의 사업 수주도 하지 못한다. 업계에서는 현산이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 재개발구역 철거 현장에서도 붕괴사고를 냈기에 이를 더해 최장 1년 8개월의 영업정지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처분 수위가 확정될 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종 처분 권한을 가진 지자체들은 보통 사법부 판결을 보고 수위를 결정한다”면서 “이 때문에 1년씩 걸리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애초 “처분 요청이 오면 6개월 안에 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국토부 요청을 받은 이날은 “충분히 검토하겠다”고만 밝혔다

행정처분 수위가 최종 결정되더라도 현산이 이에 불복해 법정으로 갈 수도 있다. 실제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시공사인 동아건설산업은 건설업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으나 ‘처분이 부당하다’며 면허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내 승소했었다. 만약 현산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대법원 판결까지 2~3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제2의 화정아이파크 사고’를 막기 위해 부실 시공 무관용 방안도 이날 함께 내놨다. 우선 불법 하도급 여부와 무관하게 부실시공 탓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업계에서 퇴출시키는 제도를 도입한다. 시설물의 중대 손괴로 일반인 3명 또는 근로자 5명 이상이 사망하면 해당 업체는 바로 등록말소(원스트라이크 아웃)하고, 5년간 부실시공이 2차례 적발돼도 등록말소(투스트라이크 아웃)한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짧은 시간 내 도입은 어렵다.

또 부실시공으로 인해 사망 사고를 낸 업체에는 피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고 면책규정을 두지 않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부실시공 업체에 대한 공공택지 공급 제한 기간을 현재 3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주택도시기금 지원 제한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확대하는 등 페널티도 강화한다. 또 시행령을 고쳐 중대사고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직접 처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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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이날까지 현산 관계자 8명, 하도급업체 임직원 5명 등 총 20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 수사본부는 향후 현산 본사 차원의 안전관리 미흡 등 부실 공사 책임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2-03-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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