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주식 안 사면 된다” 파장
LS일렉트릭 12%·㈜LS 10% 하락
“비상장 계열사 상장 나설 것” 우려
투자자들 “말 가려서 해야” 분통
LS그룹 “답답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해명

LS그룹 제공

구자은 LS그룹 회장.
LS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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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 계열사 주가가 6일 중복상장 우려에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전날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계열사 중복상장과 관련해 “상장 후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발언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임을 고려하더라도 말을 가려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전 거래일 대비 3만 1000원(12.11%) 떨어진 22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룹 지주사인 ㈜LS는 1만 1900원(10.29%) 내린 10만 3700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LS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S에코에너지(-5.39%), LS네트웍스(-3.89%), LS머트리얼즈(-2.19%), LS마린솔루션(-2.94%), 가온전선(-1.54%)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LS그룹 상장사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데는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가 상장에 나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현재 LS그룹은 LS일렉트릭 자회사인 KOC전기와 미국 지사 슈페리어에식스의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상장 심사를 철회했던 LS이링크도 올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 상장으로 기존 상장사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구 회장의 발언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구 회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현장에서 LS그룹의 중복상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묻는 말에 “왜 자꾸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중복상장이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논란이 되더라”며 “우리가 투자하려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방법이 제한적이지 않으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회사들이 성장하려면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통신(케이블)이든 권선(변압기나 모터 등 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이든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다.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
이 가운데 구 회장의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는 발언이 투자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LS그룹 계열사 주주토론방에는 “주주를 개돼지로 보는 행태”, “주가는 CEO 한마디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에 대해 LS그룹의 관계자는 “미국 권선 1위 기업인 에식스솔루션의 경우 LS가 인수해 상폐 후 재상장하는 회사다. 미국 전력시장이 활황이라 나스닥에 할 수도 있지만 국내 상장으로 선회하는 것”이라면서 “국내 투자자들께 기회를 드리려는데 중복상장으로 오해하니 답답한 마음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IPO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적기에 시장진출해 결국 모기업과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키우려는 노력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2025-03-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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