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미래컨퍼런스] AI 아닌 기계적 지능 활용한 로봇, 어려운 문제 쉽게 해결할 수 있어

[2019 서울미래컨퍼런스] AI 아닌 기계적 지능 활용한 로봇, 어려운 문제 쉽게 해결할 수 있어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10-24 23:46
수정 2019-10-25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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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트 세션 - 데니스 홍 UCLA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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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홍 UCLA 교수
데니스 홍 UCLA 교수
2014년 4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데니스 홍(한국명 홍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로멜라(RoMeLa) 연구소 소장 겸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초대됐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복구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일본 정부가 군사로봇을 투입하기 위해 세계적 과학자들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로봇들은 현장에서 단 몇 초 만에 작동을 멈췄다. 고농도 방사능에 노출되자 곧바로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이후 홍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최첨단 로봇이 실제 재난 상황에서 아무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척 두려웠다. ‘로봇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란 근원적 질문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로봇 개발의 방향도 180도 바꿨다. 과거에는 ‘어떻게 하면 인간에 더 가까운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인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오는 31일 열리는 ‘2019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키노트 세션(AI를 바라보는 3가지 시선)에 참석하는 홍 교수는 ‘인공지능(AI)이 아닌, 로봇의 기계적 지능에 관하여’라는 주제의 강연에 나선다. 그가 말하는 로봇은 감각(Sense)을 통해 외부 환경 정보를 모으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계획(Plan)을 세운 뒤 이를 통해 행동(Act)하는 기계다. 이 정의를 기준으로 스마트폰을 분석하면 수많은 센서로 정보를 모으고 이를 통해 어떤 판단을 내리지만 물리적인 행동을 하지는 못한다. 반면 엘리베이터는 버튼이나 층수 등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움직일 계획을 세운 뒤 실제로 이동한다. 우리의 상식과 달리 스마트폰보다 엘리베이터가 로봇의 정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AI가 화두가 된 지금 모든 문제를 AI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AI가 아닌 기계적 메커니즘 설계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계적 지능 접근’ 방식을 사용하면 어려운 문제들을 놀라울 만큼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홍 교수는 자신이 개발 중인 여러 가지 로봇 가운데 기계적 지능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며 창의적 아이디어가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를 어떻게 앞당길 수 있는지 통찰력 있게 소개한다.

그는 1971년 미국에서 태어나 3살 때 한국에 돌아온 뒤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다니다가 미 위스콘신대로 편입했다. 2002년 퍼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버지니아텍 교수를 거쳐 UCLA에 재직 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를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불렀다. 2013년 11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 교수는 우리 사회의 과도한 교육열을 지적하며 “한국에 오면 엄마들이 ‘아이를 (저처럼) 세계적인 인물로 키우려면 어느 학원에 보내야 하느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아이에게 가장 좋은 학원은 ‘공’과 ‘책’ 두 개뿐이다.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며 스스로 궁금증을 해결하게 도와주면 능력은 저절로 깨어난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9-10-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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