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1년 수입차 지각변동
1~8월 판매량 75% 껑충 뛰어최저가 5000만원대로 인하 덕
독일차 기피… 일본차는 약진
아우디 차주 등 리콜 지연 헌소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사건) 1년을 맞아 국내 수입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뚜렷하다. 수입차 판매가 올 들어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가운데 독일차 판매는 주춤한 반면 영국과 일본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8월 신규 판매 독일 차는 9만 2689대로 전년 동기보다 15.7%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가 6.5%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두 배가 넘는다.
독일 차 판매가 준 것은 수입차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지난해 9월 디젤게이트에 이어 지난 7월 차량 대부분이 인증취소·판매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올 들어 1~8월 판매량이 각각 24.7%와 47.4%가 감소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수입차 4강 체제를 구축하던 국내 수입차 3~4위 브랜드였다.
반면 영국 차와 일본 차가 그 틈새를 메우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국 차와 일본 차 판매는 각각 39.7%와 17.7%가 증가했다. 영국 차중에는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로 인식되는 랜드로버 브랜드가 70% 넘게 성장하면서 영국 차 전체 증가율을 끌어올렸다. 랜드로버는 올 들어 8월까지 74.7%가 성장한 7215대를 판매했다. 재규어 판매는 같은 기간 38.1%가 증가했다. 일본 차는 럭셔리 브랜드로는 인피니티와 렉서스 판매가 각각 30.0%와 28.4%가 성장했고, 일반 브랜드로는 혼다(29.4%)와 도요타(15.5%)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영국과 일본 차 브랜드의 약진은 진입 장벽이 낮춰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 랜드로버의 경우 지난해 가장 저렴한 제품의 가격이 기존 7000만원대에서 5000만~6000만원대로 낮아졌고, 재규어의 경우 6000만원대에서 4000만원대로 내렸다.
한편 지난 18일부로 디젤게이트가 터진 지 꼭 1년이 됐지만,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리콜(교체)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엔진을 단 차량 12만 5000대에 대해 교체 조치하기로 했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출한 서류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차주들은 환경부 장관이 교체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과 관련해 위헌 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20일 제출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2016-09-20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