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양극화’ 더 심해졌다

‘주거 양극화’ 더 심해졌다

강국진 기자
강국진 기자
입력 2017-09-10 20:30
수정 2017-09-1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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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찜질방족 느는데… ‘집부자’는 1인 평균 6.5채 보유

작년 개인 부동산 현황 보니

전체가구의 절반 이상이 무주택
상위 14만명이 90만채 보유
9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
서울 1인 가구 전입 증가 등 영향
주거 빈곤층 1년새 3.2%나 ↑
고시원과 찜질방을 전전하는 주거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상위 1%에 해당하는 ‘집 부자’들은 1인당 평균 6.5채나 집을 갖고 있다. 주거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상위 10%와 하위 10%의 집값 격차(공시가액 기준)는 48배나 됐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세청과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개인 부동산 보유 현황’을 토대로 지난해 상위 1%(13만 9000명·가격 기준)가 갖고 있는 주택은 모두 90만 6000채라고 밝혔다. 2007년에는 상위 1%(11만 5000명)의 보유 주택이 총 37만채였다. 집 부자 1인 평균 보유 주택 수가 3.2채에서 9년 만에 6.5채로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총공시가액은 158조 4200억원에서 182조 3800억원으로 증가했다.

상위 10%(138만 6000명)로 집 부자 범위를 넓혀도 양상은 비슷하다. 2007년에는 상위 10% 115만명이 261만채를 갖고 있었는데 2016년에는 138만 6000명이 450만 1000채를 갖고 있다. 1인당 평균 2.3채에서 3.2채로 늘었다. 총공시가액 역시 652조 5300억원에서 796조 93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 반대편에서는 제대로 된 집 한 칸 없이 고시원이나 찜질방, 상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이외 거처 중 ‘기타’(상가·고시원·찜질방 등, 노숙 포함)에 해당하는 서울 거주 가구는 7만 2140가구였다. 전년(6만 9870가구)보다 2270가구(3.2%) 늘었다.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전체 일반 가구가 전년보다 미미하게(200여가구, 0.01%)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주거 취약가구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셈이다.

서울 주거 환경이 열악해진 것은 집값·전셋값 상승 등으로 인해 주택 거주 비율이 높은 3∼4인 가구가 서울에서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주택 이외 거주가 많은 1인 가구의 서울 전입은 늘었다. 경기 침체로 집을 포기한 채 음식점 등 영업장에서 먹고 자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난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이외 ‘기타 거처’의 통계를 세부적으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가 상가 등에서 사는 자영업자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7-09-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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