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대포통장 꼼짝 마! 농협의 환골탈태

[경제 블로그] 대포통장 꼼짝 마! 농협의 환골탈태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17-03-15 18:10
수정 2017-03-1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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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 행원도 현장 적발 시스템…최근 3년간 발생 건수 80% 뚝

금융사기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대포통장이 지난해 은행에서만 1만건 이상 줄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대포통장으로 악명 높았던 농협은행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요인이 있는데요. 불과 3년 전만 해도 연간 4000건 이상의 대포통장이 신고됐던 농협은행은 지난해 80% 이상 대포통장 수를 줄였습니다. 2014년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으로 예방 시스템을 마련한 결과라는 게 농협은행의 설명입니다. 갓 들어온 풋내기 행원도 실시간 대포통장을 적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9일 낮 12시쯤 전남 지역의 한 농협은행에 60대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입사한 지 2개월밖에 안 되는 수습계장 강모씨는 웃으면서 고객을 맞았지요. 고객은 오전에 입금한 1200만원을 현금으로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강 계장은 연수 때 교육받은 사기계좌의 거래 패턴과 일치한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통장을 단말기에 넣고 금액을 입력하자 ‘금융사기 피해금일 가능성에 유의하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강 계장은 매뉴얼대로 전화사기대응팀에 계좌 확인 요청을 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용도와 경위를 물으며 경찰 신고를 유도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고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금융사기에 연루돼 인출책이 돼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농협은행이 지난해 피해를 막은 금액은 87억 6400만원. 통장 발급이 깐깐해지면서 불편을 토로하는 고객이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대포통장이 줄었다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끊임없이 신종 수법이 나타나고 있으니까요. 손동섭 농협은행 소비자보호부장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을 사칭하며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통장사본과 비밀번호를 요구하거나 돈을 입금하라고 하면 무조건 의심하라”고 말했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7-03-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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