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마저 대출 장벽… 서민 ‘포용금융’ 적신호

인뱅마저 대출 장벽… 서민 ‘포용금융’ 적신호

유규상 기자
유규상 기자
입력 2023-11-22 02:27
수정 2023-11-2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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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 중 2곳 중저신용자 대출 저조

카카오뱅크만 28.7%… 목표 근접
토스·케이뱅크 막판 유치전 박차
금융당국, 미달 업체 불이익 예고
“일률적 비중 설정, 부실 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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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와 케이뱅크 등 국내 인터넷은행 3개사 중 두 곳이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포용금융’을 목표로 출범한 인터넷은행조차 대출절벽에 고통받는 서민을 충분히 보듬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할 수 있게 평가 방식을 손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1일 금융업계는 인터넷은행 중 카카오뱅크만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은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신용등급 4등급, 신용평점 하위 50%의 중저신용자에게 일정한 비중 이상의 대출을 해야 한다. 각 은행 사정에 따라 기준이 다른데 카카오뱅크가 30%, 케이뱅크가 32%, 토스뱅크가 44%다.

카카오뱅크는 9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28.7%로 목표치를 거의 채웠다. 반면 토스뱅크는 35.6%로 목표치에 8.4% 포인트 못 미쳤다. 케이뱅크 역시 27.4%로 4.6% 포인트 모자랐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중저신용자 대출금리를 인하하며 막판 유치전에 나섰지만, 연말이 한 달 반도 채 남지 않아 목표치를 채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목표를 채우지 못한 인터넷은행엔 신사업 인허가 때 불이익을 준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연체율이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면서 건전성까지 높이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실제 토스뱅크의 건전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토스뱅크의 올 2분기 연체율은 직전 분기보다 0.24% 포인트 올라 1.56%로 악화됐다. 은행권 평균 연체율 0.43%(8월 말 기준)의 3.5배가 넘는 수준이다. 부실채권으로 여겨지는 고정이하여신(부실 채권) 비율도 1.26%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케이뱅크 상황도 좋지 않다. 케이뱅크의 3분기 연체율은 0.9%로 직전 분기(0.86%)보다 0.04% 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0.67%)보다 0.23% 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88%로 직전 분기(0.95%)보다는 감소했지만, 은행권 평균인 0.41%보다 2배 넘게 높았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률적으로 비중을 설정할 경우 인터넷은행의 부실화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목표 비율을 낮추고, 영업 분야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평가할 때는 잔액이 아니라 신규 취급액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적절하다”고 했다.
2023-11-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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