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WTO 제소도 고려”…태양광 업계, 고가 부각 전략
철강부터 태양광전지, 세탁기까지 한국을 겨냥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은 말 그대로 전방위적이다.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22일 한국, 중국, 멕시코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전지가 미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판정했다. ITC는 다음달 13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세이프가드 권고문을 제출한다. 지난 4월 파산을 신청한 미국 ‘수니바’가 해외산에 수입관세와 할당관세를 부과해 달라고 청원한 결과다. 현재 미국 태양광전지 및 패널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은 21%로 말레이시아(36%)에 이어 2위다. 국내 업계와 정부는 한국산이 외국산보다 평균 15%나 가격이 높다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만일 세탁기나 태양광전지에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2002년 한국산 철강을 제재한 이후 15년 만이다.
철강업계는 이미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미국 상무부는 자동차나 건축 자재로 쓰이는 포스코의 열연강판에 대해 60.9%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전자제품, 컨테이너 등에 쓰이는 한국산 냉연강판에도 최대 65%의 관세를 매겼다. 상무부는 오는 11월까지 냉연 및 열연강판에 대한 연례재심에 착수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불공정한 판정이 나오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이프가드를 피하려면 미국 현지 생산밖에 방법이 없는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딜레마에 봉착한 답답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7-10-09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