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 화재 관련 공식 사과
BMW, 차량 20여대 전소 후 결함 인정국토부, 리콜 등 조치 안 해 책임론 대두
BMW “해외와 동일한 하드웨어 탑재”
전문가들 제기한 SW 원인 가능성 일축
7월 520d 차종 판매 한달새 45.7% 급락
소비자협회 등 가세… 집단 소송도 확산
고개 숙인 BMW코리아 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BMW 차량의 화재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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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6년에 흡기다기관에 천공이 형성된다는 보고를 받고 원인 파악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면서 “기술 분석을 통해 근본 원인을 찾은 게 지난 6월”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BMW가 유럽에서도 2016년부터 유사한 차량 화재 사고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최근 실험을 통해 EGR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차량의 결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2년이 지나서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의미다. 공교롭게도 BMW가 결함을 인정한 것은 한국에서 차량 20여대가 전소된 시점이었다. BMW는 2016년에는 최근 한국에서처럼 다발적으로 화재가 일어난 게 아니었던 데다 전 세계에서의 사례를 수집해 다각도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지만, 차량 화재로 이어지는 결함을 2년이 지나서야 인정하고 리콜에 나섰다는 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토부는 BMW가 늑장 조치를 했다면 과징금 등을 처분할 방침이나, 차량 수십대가 불탄 상황에서도 강제적 리콜 등 선제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국토부에도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BMW 사고 부품 공개한 국토부
국토교통부 김경욱 교통물류실장이 6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에서 BMW 측에 차량화재 관련 추가 자료를 요구한 뒤 지난 4일 전남 목포에서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BMW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를 공개하고 있다.
세종 연합뉴스
세종 연합뉴스
BMW 연쇄 화재는 BMW의 내수 시장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BMW 520d 차종은 국내에서 523대가 판매돼 6월(963대) 대비 45.7% 내려앉았다. 월간 판매 기준으로 지난해 7월(519대) 이후 최저 판매실적이다. 개소세 감면 덕에 BMW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3959대로 전월 동기 대비 24.2% 늘어났지만, 업계에서는 BMW의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받은 만큼 BMW 브랜드 전체의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BMW를 상대로 한 소송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협회는 BMW 소비자를 위한 소송지원단을 구성해 집단소송을 시작한다고 이날 밝혔다. 소비자협회는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와 박성지 교통안전사고연구소장, 송영배 자동차 명장 등 30여명의 자동차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지원단과 변호사로 소송지원단을 꾸리고 동호회 회원 100여명과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8-08-07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