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전 선풍기의 부활 LG전자가 1960년 금성사 시절 만든 최초의 국산 선풍기 ‘D-301’(오른쪽)와 이를 현대적으로 복원한 2025년 탁상용 선풍기(왼쪽).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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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전 선풍기의 부활
LG전자가 1960년 금성사 시절 만든 최초의 국산 선풍기 ‘D-301’(오른쪽)와 이를 현대적으로 복원한 2025년 탁상용 선풍기(왼쪽). LG전자 제공
1950년대 라디오, 60년대 선풍기, 70년대 자동차 등 과거 인기를 끌었던 제품들이 다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수십 년 전의 상징적인 제품을 현대적으로 복원한 이른바 ‘헤리티지 마케팅’으로 최근 급부상하는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960년 금성사 시절 출시한 최초의 국산 선풍기 ‘D-301’을 복원한 선풍기 굿즈를 최근 내놓았다. 60여년 전 제품의 외관을 그대로 살린 레트로 디자인에 BLDC모터(고성능 저소음 모터), 8시간 수명을 지닌 배터리, 회전 기능 등 최신 성능을 갖췄다. 이 제품은 비매품으로 LG전자의 사업 파트너나 일부 ‘찐팬’ 등에게 제공됐는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를 본 고객들 사이에서 판매 요청이 잇따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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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조주완 LG전자 대표(CEO)로부터 최초의 국산 라디오 ‘A-501’ 복원 제품을 선물받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정말 마음에 든다”는 문구와 함께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링크드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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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조주완 LG전자 대표(CEO)로부터 최초의 국산 라디오 ‘A-501’ 복원 제품을 선물받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정말 마음에 든다”는 문구와 함께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링크드인 캡처
지난 3월에는 조주완 LG전자 대표(CEO)가 한국을 방문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에게 최초의 국산 라디오 ‘A-501’ 복원 제품을 선물했는데, 나델라 CEO가 소셜미디어에 “정말 마음에 든다. 매우 사려 깊은 선물”이라며 사진과 메시지를 남기면서 화제가 됐다.
현대자동차는 첫 독자 모델인 ‘포니’의 콘셉트카인 1974년 ‘포니 쿠페’ 복원에 수년간 공을 들여왔다. 현대차는 현대차 디자인의 유산이자 상징이 된 포니 쿠페 디자인을 복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슈퍼카 ‘N 비전 74’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리즈 ‘위대한 유산-자동차’를 지난 2월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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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 2월 공개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위대한 유산-자동차’의 포스터. 현대차 브랜드의 상징이자 유산이 된 1974년 ‘포니 쿠페’ 디자인을 계승한 슈퍼카 ‘N 비전 74’ 제작 과정을 담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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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 2월 공개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위대한 유산-자동차’의 포스터. 현대차 브랜드의 상징이자 유산이 된 1974년 ‘포니 쿠페’ 디자인을 계승한 슈퍼카 ‘N 비전 74’ 제작 과정을 담고 있다. 현대차 제공
라디오나 자동차만큼 역사가 길진 않지만 휴대전화 초창기 디자인을 적용해 흥행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에 20년 전 인기를 끈 플립폰(SGH-E700)의 디자인을 적용한 레트로 제품을 한정판으로 내놓았고, 이는 국내외에서 빠르게 판매 소진됐다.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옛날 제품을 소환하는 것은 과거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레트로한 디자인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전 산업군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업체가 쉽사리 따라 할 수 없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헤리티지’는 오랜 평판이 뒷받침 돼야 하는 만큼 브랜드의 역사성과 신뢰도가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가성비를 무기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은 아직 고객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역사가 60~70년에 이르면서 그동안 쌓은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차별화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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