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마흔 살/김소연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마흔 살/김소연

입력 2012-06-16 00:00
수정 2012-06-16 00: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마흔 살/김소연

먼 훗날,

내 손길을 기억하는 이 있다면

너무 늙지 않은 어떤 때

떨리는 목소리로 들려줄

시 한 수 미리 적으며

좀 울어볼까 한다

햇살의 손길에 몸 맡기고

한결 뽀얘진 사과꽃 아래서

실컷 좀 울어볼까 한다

사랑한다는 단어가 묵음으로 발음되도록

언어의 율법을 고쳐 놓고 싶어 청춘을 다 썼던

지난 노래를 들춰보며

좀 울어볼까 한다

(중략)

너무 늙어

몸 가누기 고달픈 어떤 대에

사랑을 안다 하고

허공에 새겨넣은 후

남은 눈물은 그때에 보내볼까 한다

햇살의 손길에 몸 맡기고

한결 뽀얘진 사과꽃 세상을

베고 누워서

2012-06-16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