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초등학교 한자교육 방침 철회해야/구법회 한글학회 평의원

[독자의 소리] 초등학교 한자교육 방침 철회해야/구법회 한글학회 평의원

입력 2014-12-09 00:00
수정 201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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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18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 사용하는 교과서에 한자를 한글과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한자 1800자를 초등학교부터 앞당겨 400~500자를 가르치는 한자 조기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500자의 한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들 기초한자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자어에 쓰이는 한자들이 될 텐데, 이를 한자로 써서 가르친다는 건 오히려 경제성이 떨어진다.

‘학교, 정부, 친구, 냉장고, 청소기’ 같은 생활 한자어는 이미 한글로 개념화된 말들이어서 한자로 가르쳐 뜻을 이해시키려는 것은 시간 경제에서 뒤진다. ‘천지’(天地)와 같이 실제로 한자어의 그 훈(뜻)으로 바로 이해되는 낱말은 그리 많지 않다. 더 어려운 개념어라 하더라도 한자로 배워 뜻을 익히는데 다소 도움은 될 수 있어도 능률적이지 못하다. ‘의사(醫師), 의사(義士)’와 같은 동음이의어는 한자를 알아야 구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쓰이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문맥 속에서 뜻을 구별해 낼 수 있다.

이 밖에 초등학교에서의 한자교육을 반대하는 이유는 첫째, 공부해야 할 과목과 지식의 양이 폭주하는 현실에서 어린이들에게 한자의 짐을 지우는 일은 가혹하며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게 된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한자 조기 교육 방침을 철회하고 한글로 시대에 걸맞은 교육과정을 제대로 만들어 우리의 밝은 미래를 열어 가도록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구법회 한글학회 평의원
2014-12-0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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