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제/허명욱 · 미안하다/정호승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무제/허명욱 · 미안하다/정호승

입력 2017-12-29 17:22
수정 2017-12-3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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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허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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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허명욱
무제/허명욱 120×120㎝ 금속에 옻칠, 금박
서울과학기술대 금속공예디자인학과 졸업. 아라리오갤러리·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우라소에시미술관 등 국내외 전시 다수.
120×120㎝ 금속에 옻칠, 금박

서울과학기술대 금속공예디자인학과 졸업. 아라리오갤러리·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우라소에시미술관 등 국내외 전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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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외로워서 사랑을 했는데, 여전히 외롭다. 불행해서 사랑을 했는데, 불행은 줄지 않았다. 사랑은 찬란한 빛으로 왔는데, 사랑하는 자는 외롭고 아프고 슬펐다. 사랑은 풀 수 없는 갈증인가, 가슴을 아리게 하는 기다림인가. 사랑이 크면 사랑의 아픔도 큰 법이다. 저기 사랑을 하는 자가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은 채 울고 있다. 내 마음을 다해 너를 사랑했는데 너는 아팠구나. 너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너를 외롭게 하고, 너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아,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구나!

장석주 시인
2017-12-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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