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ㄹ는지’와 ‘-ㄹ런지’/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ㄹ는지’와 ‘-ㄹ런지’/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1-01-20 17:06
수정 2021-01-21 02:2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짐에 따라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지침이 다소 완화됐다. 두 달간 금지됐던 카페 내 취식이 허용됐고 헬스장과 노래방이 문을 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자영업자들이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런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언제 끝날는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소비심리가 살아날른지.” 그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짐작할 수 있는 말들이다.

이 중 ‘있을런지’, ‘끝날는지’, ‘살아날른지’의 어미가 ‘-을런지’, ‘-ㄹ는지’, ‘-ㄹ른지’로 다르게 표기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중 맞는 표현은 무엇일까. 정답은 ‘끝날는지’다. ‘있을런지’는 ‘있을는지’로, ‘살아날른지’는 ‘살아날는지’로 고쳐야 한다.

어떤 일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어미는 ‘-ㄹ는지/-을는지’다.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말 뒤에선 ‘-을는지’, 그 외엔 ‘-ㄹ는지’ 형태로 쓰인다. 추측, 가능성 등 확정된 현실이 아님을 나타내는 어미 ‘-ㄹ/-을’과 막연한 의문을 나타내는 ‘-는지’가 결합한 형태다. 발음에 이끌려 ‘-ㄹ런지/-을런지’나 ‘-ㄹ른지/-을른지’로 사용할 때가 많으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옛 말투의 글에서 쓰이는 ‘-ㄹ런가’와 ‘-ㄹ런고’의 어미에서 유추해 ‘-ㄹ런지/-을런지’와 같이 적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겠던가’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ㄹ는지/-을는지’와는 무관한 말이다.

oms30@seoul.co.kr

2021-01-21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