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얼마큼과 얼만큼/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얼마큼과 얼만큼/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1-12-22 20:12
수정 2021-12-23 01:5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나 치명률이 얼만큼 높은지를 연구 중이다.”

“건강기능식품 하루에 얼마큼 먹어야 할까?”

위 문장에 쓰인 ‘얼만큼’과 ‘얼마큼’ 중 바른 표기는 무엇일까.

잘 모르는 수효나 분량, 정도를 나타내는 명사 ‘얼마’와 앞의 내용에 상당한 수량이나 정도임을 나타내는 의존명사 ‘만큼’이 만나 이루어진 ‘얼마만큼’을 줄여 ‘얼만큼’으로 쓰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얼마만큼’의 준말은 ‘얼마큼’이다.

‘나만큼’, ‘너만큼’, ‘대궐만큼’, ‘학교만큼’처럼 ‘얼마만큼’ 역시 명사 ‘얼마’와 조사 ‘만큼’이 결합한 형태다. 한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얼마만큼’이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있지는 않다. 대신 ‘얼마큼’을 찾아보면 ‘얼마만큼이 줄어든 말’이라고 돼 있다. 그러므로 앞의 첫 번째 예문에 들어 있는 ‘얼만큼’은 ‘얼마큼’으로 바꿔 써야 한다.

‘얼마만큼’의 영향인지 ‘이마만큼’, ‘그마만큼’, ‘저마만큼’도 바른 표현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이 표현이 바른 것이 되려면 ‘얼마+만큼’처럼 ‘이마+만큼’, ‘그마+만큼’, ‘저마+만큼’처럼 성분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마’, ‘그마’, ‘저마’란 낱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마만큼’, ‘그마만큼’, ‘저마만큼’은 ‘이만큼’, ‘그만큼’, ‘저만큼’처럼 써야 한다.
2021-12-23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