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일에 개혁·개방 권고한 원자바오 총리

[사설] 김정일에 개혁·개방 권고한 원자바오 총리

입력 2010-05-10 00:00
수정 201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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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주 4박5일간의 중국 방문에서 예상대로 후계체제에 대한 지원을 우회적이지만 요청했다. 김 위원장의 귀국에 맞춰 보도한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선대 지도자들이 손수 맺어 키워낸 전통적 우의관계는 시대의 풍파와 시련을 겪었지만 시간의 흐름과 세대교체로 인해 변화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는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3남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에 대한 지지를 이같이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대대손손 계승하는 것은 양국이 가진 공통된 역사적 책임”이라고 답변했다. 후 주석의 말은 김정은으로의 후계를 용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원칙론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왕조가 없어진 요즘 같은 시대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을 무리하게 하려고 할 게 아니라 개혁·개방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점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말한 것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원 총리가 지난 6일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건설의 경험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북한의 개혁·개방 수준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원 총리는 인프라와 제도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투자가 제대로 될 수 있다는 점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반면 세계적인 흐름에 소극적인 북한에는 굶주린 주민들만 늘고 있다. 목숨을 걸고 북한 땅을 빠져나오려는 주민들이 줄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후 주석에게 “중국에 올 때마다 중국인들이 중국 특색사회주의의 위대한 사업으로 새로운 성과를 이룬 데 대해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의 발전은 (북한) 인민들을 크게 고무시키고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하겠다는 것으로 들리지만 그동안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별로 감흥은 없다.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2010-05-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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