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처구니없는 해군 고속정·어선 충돌사고

[사설] 어처구니없는 해군 고속정·어선 충돌사고

입력 2010-11-12 00:00
수정 2010-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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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그제 제주항 근해에서 150t급 해군 참수리 고속정이 250t급 어선과 충돌해 수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30명이 탑승한 고속정은 경비임무를 마치고 귀항 중이었으며 충돌 2시간 34분 만에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사고원인에 대해 해군은 고속정의 선수 좌현과 어선의 정면이 충돌했으며 고속정에 뚫린 구멍을 통해 물이 차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승조원이나 선원 등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고속정을 인양해봐야 가려지겠으나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다. 하지만 교전상황이 아닌 평상 임무 중에 해군의 주력 함정이 어선과 부딪쳐 침몰했다는 것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다. 어떻게 망망대해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상상이 안 된다. 게다가 G20 정상회의를 위해 전군에 최고 수준의 군사대비태세가 발령된 상태가 아닌가. 천안함 침몰로 국민의 가슴에 든 피멍이 채 아물기도 전이다.

우리가 궁금한 점은 충돌 당시 고속정의 정황이다. 해군에 따르면 고속정은 11노트의 속도로 자동항법장치를 이용해 항해 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장과 당직자, 그리고 레이더전탐자가 정상근무를 하고 있었다면 접근하는 어선을 확인했을 것이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이는 고속정의 이동경로가 파악되는 같은 조 초계함이나 고속정은 물론, 해군 3함대의 상황실에도 모두 해당된다. 또 해군은 함체에 뚫린 구멍을 보수하는 방수훈련을 하고 있고,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손을 쓰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야간항해 때 육안으로 주변을 경계하는 견시(見視)를 정상적으로 세웠는지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국방부와 합참, 해군은 고속정 충돌사고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래야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격침되고서도 진실을 의심 받는 천안함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2010-11-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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