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연도 조연도 열연한 ‘이대엽 비리영화’

[사설]주연도 조연도 열연한 ‘이대엽 비리영화’

입력 2010-12-22 00:00
수정 2010-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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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출신인 이대엽 전 성남시장의 비리가 가관이다. 본인은 물론이고 조카 부부 등 친인척에다, 측근 공무원들까지 검은 돈을 서로 챙기려고 경쟁을 벌였다. 공무원 인사는 말할 것도 없고 이권이 걸린 사업마다 마수를 뻗었다.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이 맑을 리 있겠는가. 한마디로 주연도 조연도 열연한 한편의 ‘비리영화’를 보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 전 시장의 재임 8년(2002년 7월~2010년 6월) 동안 성남시가 이런 복마전 속에서 굴러간 게 신통할 정도다.

검찰이 이 전 시장의 집을 압수수색해 보니 온갖 선물과 원·달러·엔화 등 현금 뭉치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선물 중에는 해외 경매시장에서 5000만원에 거래된다는 ‘로열살루트 50년산’을 포함해 몇백만원대 양주가 수두룩하고 포장지를 뜯지 않은 고급 넥타이 300개, 명품 가방 30개 등이 발견됐다. 그는 승마연습장 허가와 택지개발에 개입해 2억여원의 금품도 받았다. 또 업무추진비를 가짜 영수증으로 처리하거나, 관사의 가정부를 공무원으로 속여 예산에서 임금을 주는 등 2억 5000만원의 시 예산을 횡령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의 조카도 공영주차장 신축공사에 개입하는 등 6억여원을 챙겼고, 조카의 아내는 공무원 17명으로부터 인사청탁과 관련해 1억 50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더구나 호화청사를 지으면서 17억원짜리 조경공사를 조카의 아들에게 맡겼다고 한다. 이 전 시장 일가 6명이 챙긴 뇌물만도 8년 동안 21건에 15억원이나 된다니 놀랍다. 이러니 그가 국회의원(3선)과 시장을 지내면서 공직생활을 어떤 자세로 해왔는지 불을 보듯 뻔하다.

시장이 이 모양이니 측근 공무원들도 비리를 당연시했다. 이번에 구속된 공무원 2명과 청원경찰, 불구속된 공무원 등 4명의 범죄는 뇌물 액수만 적을 뿐, 이 전 시장의 행태와 거의 판박이다. 한통속 비리에 충성맹세나 하는 지자체가 어디 성남시뿐이겠는가. 민선 5기 들어서도 친인척·측근에게 이권을 나눠주고, 인사 장사를 해서 물의를 빚고 있는 지자체가 한두 곳이 아니라고 한다. 단체장이 먼저 청렴강직하지 않으면 제2·제3의 성남시는 언제든 나올 수밖에 없다.
2010-12-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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