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공항·병사월급 공약 달콤하기는 한데…

[사설] 신공항·병사월급 공약 달콤하기는 한데…

입력 2012-02-03 00:00
수정 201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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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국가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는 공약이 남발될 조짐이 보인다. 한나라당은 남부권 신공항 건설 공약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놓았으나 정부는 지난해 3월 공식적으로 백지화했다.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약 10조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경제적인 타당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대구·경북 쪽에서는 주로 밀양을, 부산·경남권 쪽에서는 주로 가덕도를 선호하는 등 국론 분열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또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니 말문이 막힌다. 제대로 된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는 동남권 공항보다도 지역 갈등을 더 부추길 수 있는 남부권 신공항이다. 동남권 신공항을 놓고 영남권을 분열시킨 것도 모자라, 이제는 호남권까지 입지 선정을 놓고 싸움에 끌어들이자는 것인가. 아무리 영호남 표가 중요하다고 해도, 총선에서 의석을 얻는 게 급하다고 해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나와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은 또 병사들의 평균 월급을 현재 9만원에서 40만원으로 대폭 높이는 공약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다면 연간 1조원의 세금이 더 들어가야 한다. 재정 여유가 있다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월 100만원, 200만원을 주는 것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야권이 무상급식 공약으로 재미를 본 이후 재정상태를 생각하지도 않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여야가 다를 게 없다. 여야 모두 재정부담이 되는 공약을 내놓기 전에, 어떤 분야의 예산을 얼마나 삭감하겠다는 발표도 해야 한다. 양심이 있다면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의원 세비도 깎겠다는 약속을 먼저 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포퓰리즘 공약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2012-02-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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