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장성의 성추행 사건 엄중하게 다스려라

[사설] 군 장성의 성추행 사건 엄중하게 다스려라

입력 2012-06-14 00:00
수정 2012-06-1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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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육군 장성이 여군 부사관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장성은 지난 4월 회식을 마친 뒤 2차로 간 노래방에서 여 부사관을 껴안고 입을 맞췄다고 한다. 지난 3월에는 육군 중장인 특전사령관이 여군 부사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보직해임되기도 했다. 두 사건은 군 내의 성 추행이 단발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히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와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식 처벌이 군 내 성 범죄 사건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특히 장성들의 성 추행 사건이 잇따르는 것은 우리 군의 기강이 어느 정도 해이한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군에서 여군의 비율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여군은 2600명으로 군 전체의 1.5%를 차지하며 2050년까지 5%로 늘린다는 것이 국방부의 방침이다. 또 지난 2010년 전투병과에서 첫 여성 장군이 탄생했고, 여성 학군사관후보생(ROTC)도 선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 내 성 추행 사건을 근절하지 않으면 여군의 사기는 크게 저하될 것이고 역할은 제한될 것이다.

이번에 성 추행 사건을 당한 여 부사관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고소를 취하했다고 한다. 그러나 군 당국은 고소 취하와 관계없이 엄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 결과 문제가 있었다고 확인되면 이 장성을 엄중하게 처벌해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 또 군은 일선 부대의 여군들을 대상으로 성 군기 위반 사례가 있는가를 대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우리 군의 구성은 최근들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여군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다문화가정의 자녀들도 군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군 내에서 더욱 다양한 사건이나 사고가 벌어질 개연성도 커졌다. 그걸 막으려면 문제가 커지기 전에 싹을 잘라야 한다.

2012-06-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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