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산성 고민 아쉬운 서울시 복지예산

[사설] 생산성 고민 아쉬운 서울시 복지예산

입력 2012-11-03 00:00
수정 2012-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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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내년 예산에서 사회복지 분야에 6조 1292억원을 쓴다고 한다. 전체 예산(23조 5490억원)의 30%나 된다. 금액으로는 올해보다 무려 9490억원이 늘어 18.3%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 예산이 올해보다 8.1% 증가하지만 불황으로 내년 세수(稅收)는 4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 지출을 획기적으로 늘린 것이다. 그 배경은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내세운 ‘복지예산 30%’ 공약을 조기에 달성하려는 의지를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일자리 창출 등 생산적 복지를 고민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칫 퍼주기에 따른 고비용·저효율 복지로 흐를 가능성도 높아 걱정이 앞선다.

박 시장은 자신의 ‘보편적 복지’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유보하고 새 복지제도를 여러 개 신설했다. 우선 비수급 빈곤층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서울형 기초보장 제도’를 도입한 게 눈에 띈다. 내년 7월부터 생활수준이 최저생계비 이하이면서 법정보호를 못 받는 6만명에게 생계 및 교육급여로 410억원을 준다. 취약계층 희망고시원(14억원)을 만들고, 서울의료원을 ‘환자안심병원’(36억원)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자살예방사업 예산은 올해 3억 2500만원에서 25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지원에는 전체 복지비의 1%도 안 되는 526억원이 책정됐다. 그 많은 복지예산이 대부분 ‘일방적 시혜’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 ‘땜질식’ 복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서울시가 기왕 복지에 신경쓰기로 했으면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중·장기적인 복지인프라 구축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거나, 보건지소와 의료시스템 등을 개선하는 것 등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돈 몇 푼 쥐여주는 복지보다는 생산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지에 더 많은 예산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서울시가 지향하고 시민이 바라는 ‘당당하게 누리는 복지’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다. 서울시가 민선 시장들의 ‘복지 실험실’이 아니란 점도 명심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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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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